[김영석 산행칼럼] 겨울 산행을 위한 장비-2

김영석 칼럼 | 기사입력 2021/01/20 [00:03]

[김영석 산행칼럼] 겨울 산행을 위한 장비-2

김영석 칼럼 | 입력 : 2021/01/20 [00:03]

 

▲ 안전한 산행을 위한 열가지 아이템 사진출처: REI

 

겨울 산행 중에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본디 자기 몸에서부터 비롯된다. 보온효과가 탁월하다는 구스 다운재킷을 입었어도 몸에서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하면 추위를 느끼게 된다. 체온이 유실되는 첫 번째 이유는 보호막이 없거나 보호막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보호막을 우리는 레이어 (layer)라고 부른다. 일종의 내복인데 일반적인 내복보다 얇고 보온 기능이 더 높다. 레이어만 잘 챙겨 입으도 값비싼 패딩이나 파커가 없어도 혹한의 추위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어떤 종류의 레이어가 효과면에서 뛰어난가?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말려주는 재질로 만들어진 얇은 레이어를 더 높게 쳐준다. 면으로 만든 제품은 땀은 빨리 흡수하지만 체온만 가지고서는  거의 마르지 않는다. 면 조직이 수분을 머금은 채 꽉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십여 년간 재료 공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특수 기능을 가진 의류 생산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능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져서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땀을 흡수하고 빠르게 말려주는 기능성 속옷의 가격은 현재 가격의 무려 200-300 배의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비싼 것만 찾을 수도 없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무엇보다도 비싸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속성’에 주목해 보자. 비싼 제품의 특징은 뛰어난 보온성이다. 아니 그렇다고 제품을 소개한다. 과연 그럴까? 실전에서 사용해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따뜻하고 편안하고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고 ‘전가의 보도’처럼 그것만 입고서 파고드는 추위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벌로서의 기능성에 충실하다는 ‘팩트’를 확인하는 정도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은 날의 산행이라면 한 벌로서 충분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능력차에서 비롯된다.  필자의 경험상 레이어는 사용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웬만한 수준의 레이어를 겹겹이 입으면 된다. 반 팔 레이어는 속 옷처럼 입고 그 위에 긴 팔 레이어, 그리고 그 위에 좁기(vest)를 입는다. 그러고도 춥다면 얇은 다운재킷을 걸친다. 그리고 하드 쉘로 마무리한다. 만약 그래도 춥다면 레이어를 한 두 개 더 입는다.  레이어를 껴 입을수록 공기층이 생겨나고 따뜻한 체온이 갇히게 된다. 수백 달러씩 하는 고급 레이어나 다운재킷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면에서도 안정적이다. 어차피 추우면 자꾸 껴 입게 되는 것이 상식이자 습관이다. 초보자가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지나치게 높이고 의존하는데서 비롯된다. 경험이 쌓이게 되면 이 말에 뜻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Tip: 한 겨울에도 땀을 흘리는 체질이라면 여러 벌의 레이어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산행 도중에 갈아 입거나, 특히 목표지점에 도착했을 때 그 즉시 갈아입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정지함과 동시에 추위가 엄습해 오고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신체 부위에서 체온이 가장 쉽게, 가장 빠르게 빠져나가는 통로가 두 곳인데 머리와 팔뚝 이다. 체온 손실을 막으려면 이 두 곳의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거꾸로 체온이 올라서 땀을 흘리게 되면 이 두 곳을 활짝 열어주면 몸에서 열기가 빠져나간다. 

  

팔뚝은 레이어나 재킷으로 덮어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다른 부위와 다르게 팔과 다리는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 간혹 팔꿈치까지 덮어주는 긴 장갑을 끼고 다니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  아마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머리에서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방법은 ‘빵모자(beanie)’를 쓰는 것이다. 야구 모자도 도움이 되겠지만 보온에 있어서 만큼은 빵모자의 위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근자에 판매되는 제품은 머리 보온에 특화된 재료가 사용되었고 하이커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보온성이 좋고  무엇보다도 방수 기능이 탁월하다. 이 처럼 부위별로 기능성을 향상한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다 갖추어 입었으니 이제부터는 산행에 필요한 장비를 살펴보자. 

 

배낭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일일 산행이라면 가벼운 차림일 테니 배낭의 크기가 작아진다. 잠깐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짧은 거리의 산행에서 왜 배낭이 필요하냐고? 그냥 빈 몸으로 다녀와도 될 텐데…” 틀린 말이 아니다. 불필요하고 지나치다고 할 수도 있다. 가까운 산, 낮은 산 그리고 두 시간 내외의 산책이라면 굳이 배낭을 챙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떤 종류의 산행이든지 항상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은 습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규칙에는 열가지 필수 품목(10 essential items)이라는 항목이 있다. 생존에 필요한 열 가지 품목을 항상 가지고 다니라는 권고 사항이다. (글 아랫부분에서 띠로 설명한다.) 열 가지 필수 품목을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에는 남을 위한 배려가 있다. 

 

한번쯤 상상력을 동원해서 자신이 산행 도중에 길을 잃었거나 산사태 또는 눈사태를 만났다고 가정해 보자. 설상가상 발목을 다치는 것 같은 최악의 상황도 만들어 보자. 길을 찾아야 하고 되돌아가야 하는데 혼자라면 말할 것도 없고, 동행한 친구나 친지에게 폐를 끼칠 수 있을까? 한두 번 정도는 비상용으로 가져간 물을 나눠마시거나 여벌의 옷을 나눠줄 수도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내심은 한계를 보일 것이고 비상용 자원은 금세 고갈된다. 위험한 상황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아름답고 영웅적으로 대처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영화에서나 나옴직하다.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혹독하고 처참하다고 가정하는 것이 이성적이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은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이자, 동료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다.  

  

필자의 경우 일일 산행에는 35리터 용량의 배낭을 사용한다. 야영을 할 때는 그보다 두배 가량 큰 70 리터짜리 배낭을 사용한다. 작거나 크거나 하이커들은 비싼 가격표를 확인하고서는 구입을 주저하게 된다. 고급한 기능이 부착된 배낭은 ‘매우’ 비싸다. 착한 가격의 배낭이나 비싼 배낭이나 겉모습만으로는 구별하기가 어렵다. 사용해 보기전까지는 그렇다. 배낭은 현장에서 그 차이가 확인된다. 배낭이 갖추어야 할 기본 사양은 다음과 같다; 방수 기능, 무게중심, 어깨끈과 허리띠의 착용감, 포켓, 그리고 잠금 기능인 클립과 지퍼 등등이다. 방수 기능은 등산복과 같은 이유로 설명된다. 산행 특히 겨울 산행에서는 방수 기능은 필수적 요소다. 특히 배낭에서의 방수 기능은 무게 때문이다. 비에 젖은 배낭은 약 2 kg 정도가 더 나간다. 산행에서 무게는 타협 불가능한 요소다. 1 kg의 무게라도 줄이려고 애쓰는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더 늘어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방수기능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어깨끈과 허리띠의 기능과 효과 여부다. 이 부분에서 가격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고 비싼 배낭을 제작하는 몇몇 유명 업체의 노하우를 확인하게 된다. 이들 배낭 제작 전문업체는 어깨끈과 허리 띠을 첨단 과학기술과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을 배합하여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배낭이 몸에 착 달라붙는다는 느낌을 체험하게 된다. 필자 역시 소위 ‘싸구려’ 배낭을 여러 번 시도해 봤었다. 가격 대비 다양한 기능에 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빠르면 단 한 번에 길어야 몇 개월이다. 무엇보다도 도무지 불편해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어깨끈에 대부분의 무게가 쏠린다. 배낭의 무게는 어깨와 허리에  3:7 또는 4:6의 비율로 배분되어야 안정감을 느끼고 피곤함을 덜 느낀다. 어깨가 무게로 짓눌리면 산행 동안 불편하고 피곤해진다. 기능성이 높은 제품일수록 어깨끈의 폭과 위치를 자기 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허리띠 역시 어깨끈만큼 중요하다. 유명 브랜드마다 자기 만의 특화된 고유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허리띠는 핵심 부품이다. 실제로 허리띠 만으로도 그 무거운 배낭을 짊어질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배낭을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나머지 요소는 악세사리의 기능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액세서리 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많은 기능보다는 한두 가지라도 확실하고 편리한 기능을 더 선호한다. 필자가 가장 신경 쓰고 살피는 액세서리는 지퍼와 클립이다. 배낭이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는 무지막지하다. 장시간 눈과 비에 노출되고 때로는 뙤약볕에서 시달려야 한다. 한 십 년쯤 사용하면 헤지게나 망가지는 것을 당연시하겠지만 배낭은 그래서는 안 된다. 색은 바래고 원단의 탄력은 다소 느슨해지겠지만 구멍이 나거나 스트랩이 끊어지거나 지퍼가 망가지면 안된다. 특히 산행 중에 지퍼가 망가지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지퍼나 클립은 몇십 년을 사용해도 망가져서는 안 된다. 최고급 제품에 최상의 부품을 사용하는 이유다. 비싼 가격표에 망설여지겠지만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한번쯤 크고 길게 투자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싶다. 

  

배낭 다음으로 중요시 하는 장비는 트레킹 폴(Trekking Pole)이다.  등산용 폴로 불리기도 하는데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고 가격대가 다양하다. 싼 것은 미화 $20 달러대에서 $200-300 달러대까지 가격차가 심하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해진다. 재료가 다르다. 비싼 제품은 비싼 재료를 사용했다. 값싼 알루미늄 합금 대신에 비싼 티타니움 합금을 사용했으니 비싸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립의 재질에서도 차이가 많다. 값싼 제품은 우레탄 계열의 합성수지를 사용했고, 비싼 제품은 천연고무와 코르크 등을 합성하여 만든 그립을 장착했다. 또한 폴의 맨 끝부분인 팁에서 차이가 많다. 한마디로 비싼 제품은 잘 닳지 않는다. 반면 싼 제품은 금방 닳아서 없어진다. 즉 수명 끝이다. 자 그렇다면 기능과 효과면에서 과연 뛰어날까?

 

필자의 경험담을 들려주려한다. 

  

수년전의 일이다. 일 년에 서너 차례 트레이닝을 위한 산행을 하는데 그 코스가 참으로 난해하다. 정상까지 직선이고 가파르다. 산길은 좁고 돌 투성이에다 서너 차례 나타나는 평지는 진흘밭이다. 그나마 맑은 날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비나 눈이 내리거나 기온이 빙점 이하로 떨어지면 긴장하게 된다. 약 20 kg 무게의 배낭을 지고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자칫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장비와 무게를 지니고  정상까지 등반했다. 잠시 숨을 돌리고 하산하는데 그만 다리가 풀려버렸다. 그날 신체적 준비가 덜 되었거나 등산화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사고는 좁고 가파른 코스에서 발생했다. 그날따라 보슬비가 줄곧 내리고 있었는데 바위는 미끄러웠고 발을 잘못짚었던 탓에 배낭을 멘 채로 상체는 앞으로 쏠리고 있었다. 이대로 넘어지면 구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트레킹 폴에 체중을 모두 실었다. 낙하하는 속도와 하중까지 겹쳤을 테니 평소 서너 배에 달하는 무게가 폴에 전달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순식간에 일어난  해프닝이(사고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그 당시 사용했던 폴이 내 몸을 튕겨냈고 구르지 않도록 막아줬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발목을 약간 접질리는 정도였다. 그 당시에도 폴이 어찌나 고마웠던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트레킹 폴은 장렬하게 이미 자기의 임무를 다하고 전사한  상태였다. 한쪽은 약 10도 정도 다른 쪽은 30도 정도로 휘어졌다. 그때 사용한 폴은 그 당시 최고급 제품이었다. 티타니움 재질에 굶기도 가늘고 무척 가벼웠었다.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만일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중저가의 폴이었다면 그 결과가 어떠했을지 궁금해진다. 

  

필자가 경험했다고 해서 반드시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라는 뜻은 아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가벼운 산행이라면 사실 별 차이가 없다. 먼거리의 산행이거나, 백패킹이라면 비싼 제품을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비행기를 타야 하거나 장거리 이동후의 산행이라면 비싼 제품을 권유한다. 접었을 때 부피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등산복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될 만큼 작고 짧아지는 제품도 선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트레킹 폴은 사용방법을 먼저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기능성이 뛰어나고 고급 재질로 만들어진 폴이라 할지라도 사용법이 서툴거나 전혀 엉뚱하게 사용한다면 그저 걸리적거리는 막대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닌 십여년간 초보들의 산행 길잡이 노릇을 하면서 수도 없이 강조하고 가르쳐 보았지만 트레킹 폴을 올바로 숙지하고 있는 하이커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부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트레킹 폴은 지팡이 정도로 취급한다. 필자의 경험이 말하는 것처럼 올바로 사용법을 익혀두면 위급한 순간에 생명의 은인이 될 수 있는 존재인데도 그리한다. 글로는 자세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트레킹 폴을 자기 몸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용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반복된 연습이 필요하다. 마치 네발 달린 짐승처럼 트레킹 폴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사용법은 체중의 이동이다. 등산할 때는 약 15-30% 정도의 자기 체중을 폴에 올려놓아야 하고 하산 시에는 30-50% 정도의 체중을 폴에 올려놓아야 한다.  몸이 불 펴하지 않는 한 가벼운 산행에서는 굳이 폴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사용한다 하더라도 체중을 싣을 필요도 없다. 배낭을 메고 산행할 때 체중을 싣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숙달된다. 또 한 가지 기본적인 방법은 폴과 발의 착지 시간을 동시에 같이 맞춘다. 그래야 무게의 이동이 발생한다. 발 따로 폴 따로 하게 되면 오히려 체중이 분산되고 산만해져서 종국에는 거추장스럽게 된다. 연습할 때 나지막하게 구호를 외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왼발 , 오른발, 또는 하나 둘 이런 식으로 구호를 외치면서 폴과 발을 동시에 이동시켜 보자. 

  

트레킹 폴의 효용성은 무거운 배낭을 짊어졌을 때와 하산할 때 경험하게 된다. 잠간 언급했듯이 체중과 배낭의 무게를 30-50% 정도를 폴 위에 싣다 보면 덜 피곤해지고 다리나 무릎, 허리 등에  더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하산할 때는 배낭이 있건 없건 간에 긴요하게 사용된다. 대부분의 크고 작은 사고가 하산 시 발생하는데 피로 함으로 다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이때 다리를 도와주는 것이 폴의 역할이다. 자칫 발을 잘못짚었을 때 휘청거리는 상체를 지탱해주거나 접질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트레킹 폴은 매우 싸구려다. 한 번 사고를 경험했으니 오히려 더 비싸고 내구성이 탄탄한 제품을 사용할것이라 짐작하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물론 장시간 이동할 때를 대비하여 고급스러운 트레킹 폴을 가지고 있지만 평소에는 싸구려를 선호한다. 사용법을 잘 알고 있으면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트레킹 폴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신 몇 개를 구입해서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 하나에 집중하게 되면 스트레스로 인해 금세 망가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강조하고픈 요점은 가격에 솔깃해하거나 연연하지 말고 우선 사용법부터 제대로 숙지하라는 것이다. 

  

겨울 산행에서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 눈을 대비하는 장비다.  스노우슈 또는 설피는 나중에 따로 설명하려고 한다. 여기에서는 등산화에 부착하는 일명 아이젠을 설명하려고 한다. 아이젠(Eisen)은 독일어로 ‘철'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이 단어가 어떻게 되어서 평상시 신발 또는 등산화 부착하는 미끄러짐 방지 도구 모두를 가리켜 아이젠이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 옛날 어떤 상품명이 고착화된 것 같은데…  이 곳에서는 생김새와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부른다. 솔직하게 말하면 어떻게 불리는지 상관은 없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불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이곳에서의 명칭이 좀 더 정확한 것 같아서 이곳의 용어로 정리해 보겠다. 

 

크램폰(Crampon) 한국에서  빙벽이나 고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아이젠’이라 부르는 도구다. 등산화 전면에서 얼음을 찍어 발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상어 이빨처럼 생긴 철판이 박혀있다. 특수합금으로 만들졌다. 크램폰을 착용하려면 특수화된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하이킹이나 낮은 산을 오르내릴 때는 불필요한 도구다. 

  

마이크로 스파이크(Micro spikes): 크램폰의 축소형을 상상하면 된다. 이빨이 작고 착용하기가 쉽다. 산길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을 때 주로 사용한다.

  

트랙션 클릿(Traction Cleats): 한국에서는 도시형 아이젠이라 불리우는 도구가 포함된다. 등산할 때 사용하는 제품으로는 Yaktrax라는 제품이 가장 유명하며 일반적으로 상품명 그대로 약 트렉스 또는 트렉스로 흔히 불린다. 눈이 쌓여 다져진 산길에 최적화되었다. 

  

용도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고려할 것은 가격인데 생긴것에 비해 다소 비싸다. 특히 유명 제품인 경우 절대로 할인판매를 하지 않는다. 특수합금을 사용했을 것이고 영구적으로 사용할 정도로 내구성이 강하다. 때문에 온라인 상점을 통해 소개되는 싸구려 제품에 솔깃해진다. 필자도 몇 가지 사용해 보았다.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주변의 동호인들 역시 같은 경험을 했고 평가가 비슷했다.  마이크로 스파이크의 경우 이빨이 휘어지거나 철사가 끊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트랙션 클릿의 경우 벗겨지거나 고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모두 한 업체 (Yaktrax)의 제품이다. 3년 정도 사용하고 있는지만 아직까지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운 결함을 찾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하이킹 필수 아이템 열가지  Ten Essential items 

  

길잡이 도구: 지도, 나침판, 고도계, GPS 그리고 무전기 등등

헤드램프 또는 손전등 그리고 여분의 건전지

햇빛 차단용 도구; 선글라스, 햇빛 차단용 옷 또는 차양달린 모자, 선 스크린 크림

응급처치 약품과 도구: 찰과상,골절상, 물집 그리고 방충제

주머니 칼과 간단한 수리 도구 세트(예:스위스 육군용 주머니 칼)

불 피우는 도구: 성냥, 라이터, 인화제 등등

비박용 텐트: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비박용 텐트나 가리개

비상용 음식: 최소 2-3일 버틸 수 있는 분량으로 말린 음식

비상용 물 또는 휴대용 정수기

여분의 속옷과 겉옷 그리고 방한 장비: 여벌의 옷은 한밤중 한기를 견딜 수 있는 정도이고 양말과 장갑 그리고 빵모자 등등

<김영석:재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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