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전호규 칼럼 | 기사입력 2021/01/27 [07:02]

이낙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전호규 칼럼 | 입력 : 2021/01/27 [07:02]

 


김영삼과 김대중이 대권욕에 눈이 멀어 난타전만 벌리지 않았어도 이 땅의 민주주의는 훨씬 더 일찍 찾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친일과 독재청산의 기치가 높이 올랐을 것이다. 평생을 민주주의 운동에 몸을 받쳐온 김영삼이 독재세력과 손을 잡으므로서 그의 족적에 오점을 남긴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씁쓸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그가 그렇게라도 해서 대통령이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광화문 자리에 눈에 가시처럼 서있던 일본 총독부 건물을 단번에 철거해 버리고 전두환 일당들을 대거 잡아들인 것은 김영삼이 아니면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누가 무어라고 해도 김영삼은 그렇게 해서 수십년을 독재의 질곡에 신음해온 우리 민족의 가슴을 시원하게 트여 주었다.

 

그러나 김대중은 달랐다. 그가 대통령이 되자 일껀 잡아들인 전두환 일당들에 대한 사면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전두환 일당은 결국 풀려났다. 김대중은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전두환 일당을 사면해 주었다. 김대중의 그 같은 사면 조치는 전두환 일당의 대국민 학살의 처참함을 희석시켜 준 동시에 그들 잔당들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날개까지 달아주었다.

 

과연 시국은 국민 통합은 커녕 더욱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들끓었다. 김대중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들 우파들 중에는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음모와 공작을 꾸며 실행에 옮긴 자들도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도 당시의 분열과 갈등 양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노벨 평화상을 두고 그들 독재의 잔당들이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들과 국적이 같다는 것이 부끄러워 차마 외국인의 얼굴을 바로보지 못한 국민도 많았을 것이다. 김대중의 성숙하지 못한 통합으로 인하여 국가는 더 극심한 몸살을 앓았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은 친일과 독재 청산을 못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촛불 함성으로 부정부패 청산의 기틀이라도 마련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운명적으로 청산작업이 잘 안 되는 풍토 같은 것이 있는지 모른다. 청산작업의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어 가는 과정에 개혁 시대의 반항아 윤석열의 출현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검찰 개혁 없이는 부정부패의 근절을 다짐할 수 없는 풍토적 상황에서 그 수장인 윤석열의 항명적 반항은 뼈아픈 걸림돌이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러한 윤석열에게 일부 독재를 계승한 세력들이 갈채를 보낸 것이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윤석열이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 조사에서 선두에 올라 뜻있는 국민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 것은 너무나 개탄스러운 일이었다.

 

일개 검찰총장이 하루 아침에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옥수수를 뻥튀기 한 것과 다름없는 헤프닝이었다. 단 한번의 널뛰기로 국가지도자가 결정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민들이 콩인지 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한낱 웃음거리로 끝날일을 놓고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우리를 더 기가 막히게 하는 것은 민주당 대표 이낙연의 일탈이다. 국무총리까지 지내고 대통령을 넘겨다 보는 사람의 제안을 일탈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사안의 중대성이나 당사자의 정치적 위상으로 볼 때 너무 가볍게 접근한 것인지 못르겠지만 이낙연이 느닷없이 사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윤석열 쑈크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이낙연이 박근혜와 이명박을 사면하자고 나선 것은 역효과만 확인시킨 김대중의 전철을 밟자는 것이니 아연실색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낙연도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김대중이 국민통합을 앞세워 사면을 단행했지만 역효과만 확인되었을 뿐이고 당시 정치 일선에 있던 이낙연도 이것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경험했을 것이다.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서 방금 형량을 선고받고 나온 수형자를 사면하자고 들고 나오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자 모독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이명박을 사면하자는 이 한 마디로 인하여 이낙연은 대권후보 선호도에서 3위로 밀렸을 뿐만 아니라 낯간지러운 수치까지 기록하게 된다. 이 무슨 망신인가. 이는 동지섣달 북풍설한도 마다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국정농단을 바로잡고자 밤늦도록 의지를 불태우던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은 아직 사면을 논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국민은 깨어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 되고자 하면 국민이 깨어 있는지 잠들어 있는지를 먼저 분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은 잠들어 있는 것 같아도 결코 자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모르고 정치를 했다가는 박근혜 꼴이 되고 만다. 어쨌거나 윤석열처럼 널뛰기 한번으로 대권의 꿈을 꾼다든가, 된장인지 x인지 구분도 못하는 사람이 국민 앞에 서게 되면 윤석열의 반항에서 교훈을 얻은바와 같이 나라가 극도로 혼란해 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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