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발 코로나 릴레이 확산... 방역은 하느님의 몫이 아니다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1/28 [06:08]

교회발 코로나 릴레이 확산... 방역은 하느님의 몫이 아니다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1/01/28 [06:08]

 

 

 

비록 지금은 구교인이 됐지만, 원래 저는 구세군 출신입니다. 할아버지께서 구세군 사관학교(신학교)의 교장을 지내셨을 만큼 뿌리깊은 구세군 집안이었고, 지금도 구세군에 출석하진 않아도 그때의 친구 선후배들과 계속 연락이 닿고 있지요.

종교적 뿌리 때문인지, 아직도 저는 '예수'를 깊게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 다른 이들과는 다른 형태로 믿고 있을 겁니다. 저는 예수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당시 로마 제국주의와 그의 앞잡이 헤로데 도당의 학정에 시달리고 있던 유대아의 민중 전체를 구하기 위해, 나아가 압제자의 학정에 고통받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을 구원할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믿음을 구축하게 된 건 재수할 때부터, 더 정확히 말하면 고 3 끝나고 나서 대학 때까지 선배들과 교회 동아리에서 우리의 역사를 공부하고, 특히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되고나서부터였을 겁니다. 그리고 시위 현장에서, 이른바 운동판에서 만난 많은 목회자들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던 구약의 예언자들과 같은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군부독재의 압제 하에서도 끊임없이 광야의 예언자처럼 그 폭압 앞에 나섰던 그 분들의 모습은 그만큼 강렬했던 겁니다.

요즘 교회에서 세운 교육단체 등, 개신교 발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지 않나 우려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들에 대한 보도에 따르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모여서 노래를 함께 부른다던지 하는 영상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목사는 "주님이 우리를 지켜줘서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강의를 하고 다녔더군요.

왜 우리가 '공의의 하느님'이라고 믿고 있겠습니까. 예수의 복음, 하느님의 복음은 사적인 구원보다는 공동체의 구원이라는, 우리 집단의 희망을 위해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예수를 믿으면 부자되고 건강해지고 복받는다는 식의 구원론은 그리스도교가 원래 갖고 있는 혁명적 메시지를 사이비 목사가 사유화하는 수단이 아닐까요.

예수 시대, 그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려는 예수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 앞에 평등한 자녀라고. 왕도, 귀족도, 바리사이도, 사두가이의 구별도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 무의미하고 헛되다고. 그 당시 기득권들은 그 메시지 때문에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십자가형은 그 당시 정치범에게 내려지는 형벌이었다고 하지요.

하느님이 방역도 해 주시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함께 방역활동을 같이 해 나가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며 이런 바이러스가 창궐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지구를 착취하지 않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주님의 뜻을 장사 수단으로 팔며 개인의 구원을 말하는 목회자가 있다면 그들은 분명히 '사이비' 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예수를 팔고, 예수를 다시 십자가에 못박는 겁니다. 이 사태가 다 끝나면 교회에 대해 사회가 어떻게 보게 될까요. 그들은 스스로 크리스트교를 파묻고 있는 존재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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