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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에 휘달리는 민주당...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1/04/17 [06:05]

당심에 휘달리는 민주당...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1/04/17 [06:05]

 

 

민주당은 4.7 보궐선거의 참패 후유증으로 당내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일부 강성의 권리당원들 주장이 당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음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보궐선거의 참패는 민심의 이반에 대한 결과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자구책 성격으로 미래 지향적인 정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초선의원들로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강성의 권리당원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당심과 민심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당심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나오게 됩니다. 민심은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되었으니 차치하더라도 집권 여당의 다수 권리당원이 주장하는 당심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점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심을 따라가다 보니 민심과 괴리되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라 하면 조국 사태입니다. 짧은 시간 법무부장관에 재임하면서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였으나 가족의 문제점을 물고 늘어진 검찰과의 갈등으로 그 직에서 물러나게 된 과정을 놓고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리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의 억울함과 검찰 개혁을 완료하지 못한 점 그리고 추미애 장관의 노력에도 검찰의 기세를 꺽지 못하고 오히려 윤석렬을 대선 후보로 만들게 된 아이러니에 분노의 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당내 갈등을 야기시킨 사건은 지난 4월 9일, 청년 초선의원들의 반성문 발표였습니다. 이들은 조국 사태를 반성한다면서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사과를 대신하였습니다. 그러자 당내 강성 권리당원들이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들 청년의원들에게 문자로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으로 압박하면서 거세게 비난하였습니다. 여기에 조응천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은 이들을 두둔하면서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조응천 의원은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건가?"라는 페북의 글에서 "우리 당에서는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문제는 요 몇 년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 같다"면서 “어렵게 입을 뗀 초선의원들에 대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언사로 주눅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 권리당원 일동이라고 자처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들 아니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다는 말은 참으로 오만하고 전근대적인 발상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부산 출신의 김해영 전 의원은 "민주당은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 믿음이 결정적으로 흔들리게 된 시발점이 조국 사태"라면서 "조국 사태는 민주당의 실책"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초선 의원들이 용기 내어 불길을 지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이 불길이 매우 빠르게 식고 있다"면서 일부 강성의 권리당원들과 다선의원들에 대해 "정치적 의사표시의 선을 넘었다"며 "당의 지도자 반열에 있는 분들이 단호하게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사실상 당내 일부 의원들과 다수의 권리당원간 전투가 시작된 셈입니다. 현재 조응천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은 당내에서 맹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두사람의 말에 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조응천 의원이 그동안 자신이 당내에서 보여준 일련의 행동을 전제한다면, 과연 이 시국에 당내 권리당원들에 대한 입바른 소리를 할 자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친정격인 검찰의 횡포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이 초선 의원들의 발언을 무조건 감싸고 도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반성문에 대항하여 당내 강성의원들의 성명서가 지난 4월 13일, 당 원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이들은 5인의 초선의원들 성명에 대해 “보선 패배의 이유를 청와대와 조국 전 장관의 탓으로 돌리는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쓰레기 성명서”라며 “배은망덕한 행태”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민심 이반의 원인을 조국 사태에서부터 찾아보려는 시도에 ‘당심’이 반발하면서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결국 민주당 일부 강성 권리당원들이란 문빠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향후 민주당은 내년 3월 9일의 대선과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걱정되는 부분은 당의 운영에 입김을 넣는 강성 권리당원의 주장대로 당이 나아간다면 민심을 외면하는 또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우려는 침묵하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호남출신 의원은 강성 권리당원의 주장이 “일반 국민의 인식과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하고 “민주당의 태극기 부대”라고 비꼬는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더 이상 강성 권리당원의 비난과 압박에 휘달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몇사람의 지도부에 의하여 의사결정이 좌우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등 지능적인 조직 파워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습니다. 정도가 지나치면 반드시 사고가 나게 마련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당원들 중에 일부의 목소리가 크다고 그것이 당의 전체 의견은 아닌 것입니다. 이를 명심하고 민주당은 당심과 민심을 슬기롭게 헤아리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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