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이 아무래도 소문대로 분당될 모양이다. 당대표 선거에 나온 후보들끼리 설전을 벌이더니 이제 비리 폭로까지 타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지지자들은 서로 주먹질하고 발길질하고 의자까지 집어 던져 전당대회가 아니라 조폭대회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문제는 후보들끼리 서로 비리를 폭로하는 것에 있는데, 원희룡 측은 한동훈이 가족을 이용해 사천을 했고, 법무부 장관 시절에 외곽에 여론 조작팀을 운영했으며, 김건희 문자에 답을 안 해 총선에서 일부러 패배했다고 공격했다. 여론 조작 댓글팀 운영은 장예찬이 폭로했는데, 이를 원희룡이 활용한 것이다.
홍준표 다시 한동훈 직격
당 외곽에서도 한동훈에 대한 공격은 계속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 주인공이다. 홍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의 여론을 조작한 정황으로 의심된다며 약 6만여 개 댓글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 "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과 맞먹는 대형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저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어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우리 당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권 주요 인사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저주하는 세력이 우리 내부에도 있다면 이건 능지처참해야 할 일"이라며 "여야를 떠나서 이런 여론 조작 세력들은 정치권에서 박멸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원희룡과 한동훈은 ‘원-한’ 관계?
후보 중에는 원희룡이 한동훈 공격을 가장 잔인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하고 있다. 원희룡은 CBS 주관 4차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 김경수 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고, 아무리 당내에서 보호하려고 해도 보호할 수 없다"며 "숨길 게 없으면 (야당에서 주장하는) 한동훈 특검, 해도 되냐"고 했다.
한동훈의 댓글 팀 운영 의혹은 친윤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이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긍정적인 이미지와 여론을 조성하는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하면서 전당대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장 전 최고위원은 "자신 있으면 직접 고소하라"고 한동훈을 직격했다.
이런 의혹에 "마타도어에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겠다"던 한동훈은 수세에 몰리자 결국 해명에 나섰다. 한동훈은 전날 채널A에서 "법무부의 리소스를 이용했다든가, 제가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건가. 그거라면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장예찬 씨가 주장하고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이걸 원희룡 후보가 올라탔다. 말이 되냐"고 했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드루팅 사건 역풍 부나
한편,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24개의 한동훈 여론조작 의심 계정에서 작성된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의심 계정들은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한동훈 지지 댓글 작성, 한 후보 관련 네거티브 대응, 정적에 대한 공격이었다.
댓글 중에는 윤석열, 김건희 등 대통령실을 비판하는 내용에 더해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담은 댓글도 발견됐다. 홍준표가 한동훈에게 '총선 말아먹은 애, 당 대표 되면 국민의힘 가망 없어'라는 메시지를 낸 5월 21일 이후, 한동훈 지지자들이 홍준표에 대해 '노망', '홍치매', '홍할배', '윤두창의 개'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동훈, “나경원이 패스트랙 공소 취소 청탁했다” 주장 파문
폭로전은 17일에도 이어졌다. 4차 tv토론에서 나경원이 한동훈에게 “왜 이재명을 구속하지 못했느냐?”고 공격하자, 한동훈이 “제에게 패스트랙 사건 공소 취하해 주라고 청탁하셨지요?”하고 역공해버린 것이다. 그러자 나경원이 당황해하며 “그건 개인 문제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청탁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패스트랙 당시 원내대표를 했던 나경원은 ‘빠루’ 사건으로 유명한데, 고발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1심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한동훈이 범부부 장관이 되자 나경원이 한동훈에게 공소를 취하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면 나경원은 형사 처벌감이다. 그때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은 개별적인 사건엔 관여하지 않는다”며 나경원의 청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한동훈의 신경을 먼저 건드린 사람은 나경원이었다. 나경원은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건’, ‘서해 공무원 피습 사건’ 등 문재인정부 및 민주당 관련 수사가 미진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화를 참지 못ㄱ한 한동훈이 역대급 폭로를 해버린 것이다. 순간 토론장이 서늘해졌다.
한동훈의 폭로에 나경원은 “그거는 구체적 사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동훈이 “본인 사건이잖아요”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나경원은 “그것은 저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느냐의 문제”라며 “저의 유불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동훈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경원은 다시 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왜 검찰은 나경원을 수사하지 않은지 의심스러웠는데 거기에 청탁이 있었다면 구속감이기 때문이다.
야당 총공세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나 후보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나 후보가 한 후보뿐 아니라 윤석열 정권 검찰 인사들에게 추가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공수처에 “나 후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에 위법한 청탁을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대 이런저런 전당대회를 많이 봐 왔지만 지금의 국힘당처럼 추잡하고 비열하고 자질인 전당대회는 처음 본다. 후보끼리 서로 폭로하며 싸우는 모습이 포악하기 그지 없는 윤석열 정권을 닮았다. 그래서 오십보백보, 유유상종,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이 생긴지도 모른다. 저런 수준으로 나라를 이끌겠다니 개도 웃을 일이다. 거기에다 요즘은 이종호 게이트까지 터졌으니 탄핵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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