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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입당에 바짝 쫄은 복당파 ‘전전긍긍’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19/01/15 [23:16]

황교안 입당에 바짝 쫄은 복당파 ‘전전긍긍’

고하승 칼럼 | 입력 : 2019/01/15 [23:16]


▲ 출처:한겨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함에 따라 당내 복당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입당식에서 전대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원,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등 여러 말씀과 국민들께서 바라는 점까지 충분히 잘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했으나, 그가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황 전 총리는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차기 야권 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것도 다른 당권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 ‘전대룰’은 당원투표 70%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30%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황 전 총리는 다른 주자들보다 한발 앞선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친박 거물로 꼽히는 황 전 총리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그 칼날이 자신을 향하게 될 것이란 두려움 탓이다.

문제는 복당파 가운데 그에 맞설만한 마땅한 대항마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복당파 인사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중적 지지도나 인지도 면에서 충분히 황 전 총리의 적수가 될 만하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자신이 ‘복당파 후보’로 분류되는 걸 원치 않는다. 실제 그는 ‘탈계파’를 선언했는가하면 최근에는 복당파 모임에 초청을 받았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복당파 후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당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직전 원내대표로서 전대출마 의지를 갖고 있던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 이후 당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태에서 그나마 복당파가 기대할 수 있는 건 김무성 의원이다.

물론 김 의원은 최근 “대통령을 모셨던 핵심들, 탈당했다가 복당한 사람 중 주동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전대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옳다”며 전대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황교안 입당에 풀죽은 모습의 복당파 좌장 김무성


하지만 복당파 일각에선 김 의원 출마 필요성을 제기하는 인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 복당파 인사는 "황 전 총리를 비롯한 여타 인사들의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데 김 의원이 불출마 약속에 얽매일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다른 복당파 의원은 “당내 사정이 예전과 같지 않다"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이번 전대까지 패한다면 복당파 조직 내부에 미칠 타격이 크기 때문에 김 (무성)의원의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인적쇄신’ 명단에 올라 당협위원장 자격마저 박탈당한 김 의원이 설사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아무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복당파 핵심인사인 김용태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대안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복당파가 결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김 위원장은 지난 해 7월 취임 이후 매번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끝내는 것이 도리"라며 전대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 왔으나 전날 오전에는 ‘전대 출마설’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려운 질문을 하신다”고 즉답을 피한데 이어 같은 날 오후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출마) 요구가 있는 건 사실인 거 같은데 내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미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가 이달 초부터 김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당내 몇몇 복당파 의원들과 접촉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 위원장 한 측근 의원은 “각 계파 대표 주자가 모두 나오면 그동안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의 혁신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며 “김 위원장도 이 지점에서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전혀 없는 그가 일부 복당파의 지원을 등에 출마하더라도 ‘황교안 대세론’을 꺾기는 역부족이다. 이래저래, 누구를 후보로 내세워도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복당파의 참패는 이제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참패 이후 복당파가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다. 일부는 굴욕적인 모습으로 반성문을 쓰고라도 당에 남아 있으려 할 것이고, 일부는 아예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 당에서 전전긍긍하지 말고 차라리 전대 이전에 ‘제3지대’로 나오는 것은 어떨까?


<고하승:시민일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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