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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미국과 중국 패권전쟁과 한반도

김환태 칼럼 | 기사입력 2019/08/14 [09:09]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미국과 중국 패권전쟁과 한반도

김환태 칼럼 | 입력 : 2019/08/14 [09:09]



팍스아메리카나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한 중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무기로 선제공격을 가하여 촉발된 미국과 중국간의 국지적 무역전쟁이 본 게임인 전면적 패권전쟁으로 치닫고 있다.미중간 패권전쟁은 유일 초강대국미국의 패권적 팍스아메리카나 영광과 직결되어 있다.


미국에게 있어 초강대국 패권국가로서의 국제질서 구축의 수단과 가치였던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자층수가 되었다. 테러,난민 확산,양극화로 인한 빈부갈등,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 강대국 부상을 자초하여 패권적 지위가 위협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초강대국 팍스아메리카나 전통적 국가목표를 수호해야 한다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국방,언론 등 사회 각 분야 두뇌,정책실무,집행 등 핵심 엘리트 주류계층을 대리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주의,보호주의 칼을 빼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경찰국가 포기,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통한 자체 안보역량 강화,반이민법 및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파리 기후 협약 및 유네스코 탈퇴,이란핵 협상 파기,환태평양 경제협력기구 TPP 탈퇴 등 잔가지를 쳐내 어느 정도 주변정리가 됐다고 판단되자 주 표적으로 상정한 중국을 향해 관세 폭탄 칼춤을 추었다.


2018년 3월23일 보복관세 행정명령 발효를 신호탄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기업 화웨이 고립화,과학기술 절취 지재권 시비,환율조작 등 전방위적 다탄두 공세를 퍼부었다. 미국의 무역보복은 집요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만해도 경제력이 미국의 70% 수준으로 열세인데다 대미 무역에서 매년 4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조기에 두 손을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은 항복대신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대해 관세 부과와 미국 농산물 수입 중단카드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두나라가 보복과 보복을 주고 받는 전면적인 패권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 끝장을 보겠다는 불퇴전의 자세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패권제국과 신흥강대국간에 패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사생결단식 결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키디데스식 함정에 빠져드는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의 패권다툼 투키디데스 함정


투키니데스 함정(Tucydids's trap)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간에 30년동안에 걸친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유래된 말이다. 기원 전 5세기 그리스는 도시국가들이 뭉쳐 페르시아와 싸워 이겼다.


이때 지상군이 강했던 스파르타는 육지에서 해군이 강했던 아테네는 바다에서 페르시아군을 격파했다. 페르시아를 제압한 그리스는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그리스내의 펠레폰네소스 동맹인 스파르타와 델로스 동맹의 수장인 아테네는 주도권을 놓고 경쟁관계에 있었다.


페르시아와 전쟁 후 아테네가 해상을 장악하고 발전을 거듭하자 불안을 느끼게 된 스파르타는 펠레폰네소스 동맹국인 메가라와 코린토스가 위협을 받게되자 이를 계기로 아테네를 꺾어 맹주의 지위를 굳히겠다고 결심하고 전쟁을 선언하였다. 이에 아테네도 막강한 해군력으로 바다에서 스파르타군을 궤멸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스파르타와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이렇게 하여 시작 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30년 가까이 혈전을 벌인 끝에 기원전 404년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항복하면서 끝났다. 전쟁이 끝난 후 전쟁때 아테네군 지휘관으로 '펠레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원인을 '아테네의 성장에 대한 스파르타의 공포감 떄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파르타는 자신들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통해 아테네를 제거하는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투키디데스의 논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하게 적용된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로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장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그의 저서 '예정된 전쟁'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예로 들어 신흥강국이 성장을 바탕으로 기존 패권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하고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 전쟁으로 발전하는 사태를 가리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앨리슨 교수는 지난 500년간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기존의 패권세력을 위협했던 16차례의 사례를 분석하여 그 가운데 12차례는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에 평화적으로 갈등이 해결된 건 4차례에 불과했다고 한다.


15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니아의 무역 경쟁으로 생긴 위기를 교황의 중재로 20세기초 신흥 강국 미국과 기존 패권국 영국은 상대인정을 국익수호 해결책으로 동서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은 핵무가 공포로 전쟁을 삼가면서 함정을 피해갔다. 2차대전 후 영국,프랑스,독일은 유럽연합(EU) 결성을 통해 충돌대신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는가


오늘날 무역전쟁을 통해 현실로 다가온 기존 패권제국 미국과 신흥강대국 중국의 충돌에 대해 앨리슨 교수는 이미 2017년에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 하였다.


이러한 앨리슨 교수의 경고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화민족 천하제일주의 부흥을 국가 목표로 정하고 40여년에 걸친 도광양회-유소작위-화평굴기-주동작위 국정 단계를 거쳐 시진핑이 대국굴기를 주장하고 나서자 미국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2001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 에 가입시킬때만 해도 미국은 중국을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하청공장으로 만들어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야무진 김칫국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WTO가입은 호랑이를 굴로 불어들인 격이었다.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날개를 단 중국은 산업화 고속질주로 매년 4000억 달러 이상 미국돈을 빼먹고 미국의 과학기술을 수단방법을 총동원,획득,절취하여 첨단분야까지 미국의 턱밑까지 쫒아왔다.



경제력,군사력 발전 또한 엄청난 수준이다. 100주년인 2049년에 천하제일 세계 최강 국가가 되겠다는 '중국제조 2025'프로젝트를 2015년 발표하였다. 중국이 초강대국 2025프로젝트를 화웨이 등 정보전자기업을 앞세워 실행에 옮기고 강력한 수출주도 경제 정책을 통해 천문학적인 흑자를 기록하는 등 첨단 과학기술력까지 눈부신 발전을 거듭였다.


중국의 이와같은 급격한 부상으로 70년 유지해온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위험에 직면하자 관세폭탄 카드로 제동을 걸고 나선것이다. 패권전쟁의 전초전인 무역 전쟁은 중국이 맞대응하고 나섬에 따라 10년이상 장기간 지속 될 가능성이 높다.


미중 패권전쟁 미국이 다소 유리,공멸 우려 접점 찾을것


미중 무역전쟁의 우열을 점치는 건 쉽지않다. 다만 경제력,과학기술력 분야에서 아직까지는 미국이 우세한데다 미국은 세일가스,아껴두었던 유전개발로 석유 자급자족에 수출까지 하는 상태로 급속한 산업화로 800만 배럴,수년내 1200만 배럴까지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중국에 비해 지속 가능성면에서는 미국이 유리한 위치가 아닌가 한다.


무역전쟁이 패권다툼의 결정판인 무력충돌,전쟁으로까지 발전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이 현실화 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두 나라가 핵무장에 최첨단 군사력을 보유한 상태여서 전쟁은 공멸까지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전쟁만큼은 자제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앨리슨 교수는 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이 1차대전의 도화선이 된 것을 예로들며 중국의 일국양제를 거부하며 독립을 추진하는 대만과 미국의 유착,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결렬로 북한이 핵과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거나 남중국해 미중 군사적 갈등이 미중간의 패권전쟁을 촉발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만과 남중국해가 미국 패권전쟁의 방아쇠가 된다는 것은 양국의 직접적인 이해가 걸려 있으므로 투키디데스 함정의 현실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만,남중국해,북한 투키디데스 방아쇠 될까


그러나 북한이 미중 패권 전쟁의 방아쇠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한다. 북한이 미일동맹으로터 중국 안보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나 직접적인 중국 안보국익과 직결되기보다 간접적인 측면에 그친다는 점에서 북한과 미국간의 무력충돌에 중국이 공멸을 감수하면서까지 북미 전쟁에 끼어들어 미중패권전쟁을 자초할 가능성은 낮다.


북한문제로 인한 미중간 무력충돌은 항미원조로 불리는 인민해방군을 한반도에 파병했던 때와 차원이 다르다. 6.25전쟁은 재래식 전쟁이었고 전쟁지역이 한반도에 국한되어 중국은 한반도에서만 싸웠을뿐 중국 본토는 안전했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다시 무력충돌할 경우 첨단군사력을 총동원한 총력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 패권전쟁을 벌일 경우 경제적,군사적,지리적 전쟁환경을 고려할 때 미국도 치명타를 입겠지만 중국은 국체를 보존하기 어려울 정도의 멸망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화 천하제일이 중화 천하 최악,중화부흥이 중화멸망으로 현실화 될 수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미중 양국은 물론 지구촌의 참극이 될 것이란 점에서 미중 지도부가 평화적인 공존대안을 찾아 해결할 것이란 점에서 미중간 투키디데스의 함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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