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통일수련원
2020년 봄, 지리산을 휘감고 펼쳐지는 붉은 감빛 저녁노을을 머금은 태양을 손짓하며 “통일을 완성할 통일일꾼, 동지로 우리 함께 살아가고 싶습니다.”하고 정 선생은 살며시 손을 내밀며 두 손을 잡았다.
경남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서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그곳, 덕유산에서 새 꿈꾸며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며 우직한 바위에서 든든하게 귓가에 울려주는 정 선생의 진중한 음성만 듣고도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심어린 사랑을 알 수 있었다.
“평생 조국통일을 갈망하며 살아왔던 정 선생께서 30년 동안 사상의 전향 없는 비(非) 전향 장기수로 혁명의 자존심을 지키며 한길을 걸어왔던 강직한 삶을 믿고 존경하며 함께하겠습니다.”하며 자주통일운동의 평생 동지로 청혼하는 그 마음을 정숙은 은은하게 받아들였다.
그해 늦봄, 덕유산의 울창한 나무숲을 바라보며 “백두산에서 벋어 내려오는 백두대간의 기운이 서린 이곳에서 조국통일운동 삶을 일구어갈 터전을 만들고 싶습니다.”하며 정숙은 넌지시 생각을 밝혔다.
그해 여름, 앞날의 새로운 꿈과 희망을 정 선생과 계획하고 토론하며 대구 도화(桃花)마을 촌집을 조용하게 매매했다. 남들이 쉽게 선택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지 않고 부동산을 매매한 돈으로 오각별모양 <통일수련원> 건축물을 시공했다.
하나의 오각별모양, <통일수련원> 건축물을 공사하는 중 마당이 깊은 곳에서 샘물이 솟아올라 자연스럽게 연못을 만들었고 큰 호박돌을 골라 돌담장을 세워나갔다.
그날 결혼식 사회를 맡은 남 국장은 신랑 정 선생과 신부 정숙에게 인사말을 권했다.
먼저 정 선생은 “경남 거창 덕유산을 찾아온 범민련 남측본부 대경연합 한 의장님, 민주화운동원로 김 선생님, 통일운동가 최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민중민주주의혁명의 꿈과 희망을 품고 조국통일세상을 완성하는 그날까지 신념과 의지를 칼날처럼 세우며 오직 한길을 걸어가며 살겠습니다.”하며 결의를 밝혔다.
다음 신부 정숙은 “남의 나라 군대가 우리 땅을 침략하고 점령할 때 그 외세를 몰아내지 않고서는 민족의 평화, 민중의 안녕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누에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푸른 하늘을 날아가듯 이제 더 큰 하나가 되어 조국통일세상을 완성하는 그날까지 투쟁하며 살겠습니다.”하며 각오를 세웠다.
남 국장은 “신부와 신랑에게 특별한 축하객이 왔습니다. 지난날 M중학교에서 딸애를 만난 후 9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큰 딸 소라, 작은 딸 소망이가 예쁜 숙녀가 되었고, 서울 한성대학교 대학생, 대학원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하고 소개했다.
남 국장의 사회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큰 딸 소라, 작은 딸 소망이가 달려와서 “어머니~ 결혼을 축하해요~”하며 어머니 가슴에 얼굴을 깊이 묻으며 뜨겁게 포옹했다.
남 국장은 다시 “신부와 신랑에게 또 한 번 더 특별한 내빈이 천리 길을 마다않고 달려왔습니다. 경남 마산 <나눔의 집> 횃불야학 한문반에서 수업 후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에서 무장군인, 전투경찰, 사복백골단이 진압을 할 때 여학생 정숙 씨를 숨겨주었습니다. 부당한 공권력에 온몸 타박상 당하고 중상을 입었던 고 선생이 왔습니다.”하고
“오늘은 좋은 날, 40년 만에 스승과 제자가 다시 상봉하는 날입니다.”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이날 부산에서 올라왔던 고 선생은 미경에게 “결혼을 축하한다.”하며 짧은 축하인사를 전하며 “조국통일세상만세”라고 검정 먹을 갈아 직접 붓글씨로 한지에 쓰고 만든 표구액자를 선물했다.
다시 남 국장은 “천생연분결혼에 바치는 축문낭독이 있습니다.”하고 신부 정숙은 한지에 작은 글씨로 쓴 축문을 말은 한지를 꺼내어 신랑 정 선생에게 건네주었다.
“유세차 2천 2십년 음력 8월 스무 여덟 날, 북측 평양에서 포은 정몽주 48대 후손 정 선생과 전남 목포에서 어사 박문수 50대 후손 정숙은 천생연분을 맺어준 천지신명께 맹세하오니 경남 거창 덕유산에서 반제반외세민족민중해방의 그길, 자주독립국가 건설로 가는 그 길에서 조국통일세상 완성하는 그날까지 평생 통일일꾼으로 든든한 동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천지신명이여! 굽이굽이 살펴주시옵소서.” “상향”하며 정 선생은 진심을 다하여 축원을 올렸다.
남 국장 진행에 따라 내빈으로 오신 분을 소개했고 신랑 정 선생과 신부 정숙에게 결혼을 축하하는 진달래꽃과 북측 깊은 산촌에서 생산된 잣, 호두, 밤, 송이버섯, 더덕, 인삼, 도라지, 인진쑥, 무청 등 말린 약초, 산나물 등 북측 청정 바다에서 생산된 미역, 멸치, 오징어, 황태 등 건어물을 포장한 선물용 사각박스를 전달했다.
남 국장은 오늘은 “지난날 부당한 공권력에 짓밟히며 찢어진 상처와 깊은 가슴에 맺힌 멍든 아픔이 조국통일세상을 완성하는 첫 걸음이 되어 꿈과 희망으로 어우러지고 치유가 되는 화해의 시간이 되었습니다.”하며 결혼식사회자로 진행을 마무리했다.
새 신랑, 새 신부가 꿈꾸는 조국통일운동의 둥지, 오각별모양 <통일수련원> 건축물은 경남 거창 덕유산 깊은 계곡에 있다.
그곳은 백두산 기상이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오고 지리산에서 덕유산, 금원산, 감악산, 우두산, 박유산 등으로 산능선을 따라 파르티잔 여성투사의 반미투쟁전선의 민중항쟁의 부대 민병대처럼 산들이 줄을 지어 산맥으로 끝없이 이어져있다.
덖유산은 봄이면 복수초, 할미꽃, 산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수선화, 철쭉, 목련을 비롯해 꽃들의 향연이 해맑게 펼쳐지는 곳이다. 여름이면 언제나 계곡물소리가 흥겹고 산새들이 울어대고 꿀벌들이 들꽃이나 야생화 향기를 찾아 날아다닌다.
가을이면 붉은 감빛노을 구름사이로 태양이 잠든 달빛 밝은 밤이면 토종개구리들이 개굴개굴 울어댄다. 겨울이면 헤아릴 수 없는 별빛이 보석처럼 빛나는 공간은 고요한 바람이 불어오는 천혜의 해방공간이다.
북남코리아경제, 북남민간교류 평화사업을 위해 지난 북측 수해지역에 나무심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농업인민협동조합에 북측 노동자, 농어민, 청년, 학생들에게 보낼 블루베리묘목, 아로니아묘목, 사과나무묘목을 정 선생과 키워놓았던 각종 묘목들을 두 트럭에 실어놓았다.
남측 조국통일공동실천위원회 실무단을 통해 민중노총 화물연합 24톤 대형트럭에 조국통일세상 꿈과 희망을 북측으로 보냈다.
‘조국통일로 함께 가자’ 오각별모양 <통일수련원> 건축물을 건축 후 ‘자주통일평화학교’라고 불렀다. ‘파르티잔 여성투사’ 정숙은 조국통일세상을 완성할 한길을 걸으며 거창 덕유산 넓적한 반달곰바위에서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잔뼈를 묻을 것을 두 손 굳게 잡고 맹세했다. <끝>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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