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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화재와 프로보노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1/06/23 [00:08]

쿠팡 화재와 프로보노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1/06/23 [00:08]

 


프로보노(Pro Bono)란 단어가 있다. '공익을 위하여'라는 라틴어 'pro bono publico'의 약어이다. 프로보노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을 의미하며 의사의 의료봉사, 변호사의 무료 법률상담 등이 대표적 사례로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도 일맥상통한다.​ 

 

주로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자발적이고 대가 없이 공공(사회)을 위해 봉사(public service)하는 일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내용에 있어서는 경영자문 및 멘토링을 하거나 교육 및 워크숍, 세미나 개최 혹은 온라인 자문이나 파견 근무까지 가능하다.​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란 기업이 기업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사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다룸으로써 사회에서 기업 활동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기업 운영의 ‘목표’라고 한다.​ 

 

유사한 영어 단어로 기업의 가치 창출(CSV : Creating Shared Value)이란 말이 있다.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CSV는 CSR과 비슷하지만 가치 창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CSR은 선행을 통해 사회에 기업의 이윤을 환원하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 추구와는 무관하지만 CSV는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와 지역사회의 니즈가 만나는 곳에 사업적 가치를 창출해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모두 추구하는 것으로서 CSV는 CSR보다 진화한 개념이며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상생이란 의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소상공인이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는 사다리 형태의 산업구조가 자칫,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구조로 심화되고 고착화될 경우, 사회적 분위기는 위화감이 적대감으로 변질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쿠팡 화재로 순직한 김동식 소방관 빈소에 조문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최근에 쿠팡의 대형 물류 창고에서 며칠간 큰 화재가 발생했다. 장시간 불이 지속된 이유는 축구장 몇배 넓이의 공간에 빼곡이 들어찬 물품이 모두 소실되는데 시간이 길었던 것이다. 쿠팡은 얼마전 미국에서 상장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런데 이번 화재의 원인 중 하나가 더운 날씨에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 작업을 진행하는 등 쿠팡의 노동 조건은 대기업의 수준이 아님을 확인했다. 

 

쿠팡은 예전부터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던 기업임을 기억하게 된다. 쿠팡의 화재 사건으로 소방 공무원이 순직하였다. 내가 이 내용을 공유하고자 하는 핵심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 공헌은커녕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고 경제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지탄의 대상임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다. 

 

쿠팡과 같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대기업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호통을 쳐야 시정이 된다. 소비자를 의식하지 않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늘의 대기업은 과거와 달리 사회적 책임을 공감하고 기업의 가치 창출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 조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프로보노를 다시 언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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