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에는 어근이 하나인 ‘단일어’가 있고, 복합어에는 어근이 두 개 이상이 결합된 합성어와 어근 앞뒤에 접사(접두어, 접미사)가 붙은 파생어가 있다. 그렇다면 ‘개소리’는 합성어일까, 파생어일까? ‘개소리’가 개(명사)+소리(명사)로 분리되면 합성어이지만, 개(접두사)+소리(명사)이면 파생어가 된다.
분명한 것은 앞에 ‘개’가 붙으면 부정적인 말이 된다는 점이다. 가령 ‘개살구, 개나리, 개떡, 개꿈, 개수작, 개소리, 개차반, 개망나니’ 등이 그렇다. 한국어에서 ‘개’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야상 상태의’, 혹은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질이 다른’ 뜻을 가진 접두어로 쓰인다.
한편 젊은 세대들(MZ세대)은 ‘개이득, 개웃기다, 개맛있다’ 등의 말을 사용한다. 이때 ‘개’는 ‘매우, 정말, 진짜’란 뜻을 가져 긍정적으로 쓰인다. 언어는 ‘사회성, 역사성, 창조성’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언어 창조성은 가히 세계적이다. 세종대왕도 ‘깜놀’하게 생겼다.
정치의 언어학
새삼스럽게 ‘언어학’를 꺼낸 것은 한동훈이 한 말 때문이다. 평소 야당의 '막말'을 자주 지적했던 한동훈이 28일 야당을 향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여러 상황으로 보아 한동훈이 말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은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일 텐데, 아무리 선거 때라고 이런 막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사람은 겪어봐야 속을 안다, 란 말이 있는데, 한동훈에게 적용하면 딱 알맞은 말 같다. 윤석열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다가 졸지에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온 한동훈은 생각보다 논리가 부실하고, 언어도 거칠어 보수층 내에서도 고개를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따따부따, 깐족깐족’ 버릇은 조중동도 지적한 바 있다.
기소되면 무조건 범죄집단?
한동훈은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를 행해 ‘범죄집단’ 운운했는데, 그때마다 조국 대표가 나서 “진짜 범죄 집단은 윤석열과 한동훈이다”라며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에 뿔이 난 한동훈이 ‘정치를 개같이 한다“라고 역공한 것 같다. 그러나 누가 정치를 개같이 하는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법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고, ‘피의사실 공표 금지’가 있다. 그러나 검사 출신인 한동훈은 국회에 나와 야당의원들의 피의사실을 공표하며 범죄자로 몰아붙였다.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유명하다. 그러나 한동훈은 정우택이 돈봉투를 받은 영상이 나와도 원론적인 말만 했을 뿐, 야당에 퍼부은 저주는 하지 않았다. 이것 하나만 봐도 그가 얼마나 편협하며 언행이 다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소되면 무조건 범죄집단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그의 오랜 검사 생활 탓일 텐데, 정작 자신이 기소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한동훈은 현재 검언유착, 고발사주, 딸 논문 대필, 경력 조작, 봉사 시간 조작 등에 연루되어 한동훈 특검법이 발의된 상태다. 변희재는 태블릿 피시 조작으로 한동훈을 고발하기도 하였다.
한동훈, “이수정은 선거 안 나와도 잘 먹고 잘 살 사람”, 선민의식 드러내
윤석열이 물가를 잡는답시고 하나로 마트에 들러 대파 한 단을 들고 “875원이 적정가격이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러자 수원정에 출마한 이수정 후보가 윤석열을 비호한답시고 “대파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 가격이다”라고 말해 세간의 비웃음을 샀다. 이수정은 김건희가 명품수수를 했을 때도 명품이 가짜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자 한동훈이 수원을 방문해 "여러분, 이수정은 여기서 이러지 않아도 얼마든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입니다. 이수정이 여러분을 위해서 나왔습니다" 하고 말해 논란이 됐다. 주지하다시피 이수정은 범죄심리학자로 교수를 하다가 총선에 출마했다. 그녀의 남편은 윤석열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변호사다. 재산이 75억이니 잘 살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동훈이 “이수정이 이런 일(정치)를 안 해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은 일종의 선민의식이 발현된 것으로 봐야 한다. 거기엔 정치가 국민에게 시혜를 베푼 것이란 의식이 은영중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한동훈의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정치인에게는 정무적 감각도 필요한데, 한동훈은 이 부분에 관해선 거의 낙제점이다. 그 모든 것은 한동훈의 의식 속에 자리잡은 특권의식, 즉 엘리트 의식에서 연유한 것은 아닐까? 평생 피의자를 향해 큰소리치며 살다보니 자신이 무슨 대단한 존재처럼 착각한 것이다.
한동훈, 스타벅스에 가서 “여긴 서민들이 오지 않은 곳 아닌가요?”
그 전에 한동훈은 ‘스타벅스’에 들려 “여긴 서민들이 오지 않은 곳 아닌가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한동훈의 말인즉 스타벅스는 커피값이 비싼데 서민들이 어떻게 오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그럼 서민들은 1000원~2000원짜리 커피만 마시고 사란 말이냐?” 하고 힐난했다.
스타벅스는 ’멸콩‘으로 유명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커피숍인데, ’뉴탐사‘의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은 정용진과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멸콩‘ 퍼포먼스로 논란이 되어 스타박스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정용진은 급하게 사과한 바 있다. 그런 한동훈이 전통시장에서 상인으로부터 받은 통닭을 비닐봉지에서 꺼내 묘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정말 기괴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한동훈 같은 귀족도 통닭 튀겨 먹나?” 하고 힐난했다.
까치발, 연탄재, 사직구장 소동
한동훈은 외모에 무척이나 신경 쓰는 사람으로,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버릇이 있다.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이 된 후 민주당사를 방문해 이재명 대표 옆에 서서 사진을 찍을 때 ‘까치발’을 해 일부러 키가 더 크게 보이게 행동한 것은 한 편의 코미디 같았다. 그는 자신이 돋보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외투 밖으로 책을 들고 있는 모습도 알고 보면 ‘독서 콤플렉스’에 해당한다. 진짜 독서가들은 책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한동훈은 또한 서민들을 위한답시고 연탄배달 퍼포먼스를 했는데, 영상에 연탄재를 얼굴에 묻히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와 비웃음을 샀다. 그런데 서울에서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타워팰리스에서 사는 그가 연탄에 대해 알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지 이미지 연출이 아니다. 사직과 사직구장 소동은 한편의 코미디다.
운동권 청산, 목련꽃 필 무렵
한동훈은 운동권 출신들이 나라를 망쳤다며 이번 총선 때 운동권을 청산하자고 주장했으나, 정작 운동권 출신인 함운경을 마포을에 공천해 비웃음을 샀다. 국힘당은 종북 세력이 나라를 망친다는 현수막을 달려다가 역풍이 두려워 거두어 들였다. 또한 한동훈은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목련이 피었지만 김포는 서울시에 편입은커녕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그러자 어느 네티즌이 “목련이 올해만 피나?” 하고 조롱했다.
이처럼 한동훈은 하는 말마다 오류투성이고, 누가 그걸 지적하면 방어하다가 더 큰 오류를 낳았다. 그래서일까, 한동훈은 자신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부분 패소했다. 자신이 마음껏 떠들어도 좋은 세상을 운동권이 만들어 준 것을 한동훈은 알고 있을까? 민주화의 과일을 따 먹고 살면서 그 과일을 키운 농부는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 마음으론 결코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목련꽃이 질 때, 한동훈의 정치 생명도 같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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