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패색이 짙어지자 국힘당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났다. 부울경 및 충청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여론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오자 조중동은 물론, 국힘당 내부에서도 쓴소리를 넘어 아예 윤석열에게 탈당하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3월 들어 전세가 완전 역전되어버린 이유가 소위 ‘용산발 리스크’ 때문이기 때문이다.
국힘당은 3월 들어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했는데, 이종섭 호주 도주 사건과 황상무 회칼 사건, 거기에다 윤석열 대파 사건까지 벌어져 전국 각지에서 곡소리가 들려왔다. 수도권은 거의 전멸 상태고, 부울경은 물론 충청까지 민심이 요동쳤다. 이에 한동훈이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을 내놓았으나 반응은 싸늘했다. 윤석열이 25번 민생토론을 하며 쏟아놓은 각종 공약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실상 탈당 요구
며칠 전에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은 "민주당이 1당 되면, 尹은 더 이상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야당이 과반을 넘어 일당이 되면 식물정부가 된다는 뜻이고, 야당이 200석 이상 가져가면 윤석열이 탄핵된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충고다. 하지만 윤석열은 의대 2000명 증원을 고집했다.
수도권 전멸은 물론, 국힘당의 텃밭인 부울경까지 흔들리자 보다 못한 조해진이 30일 시국선언서를 발표했다. 내용인즉 이대로 가면 국힘당이 참패하니 윤석열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거였다. 말은 그렇게 완곡하게 했지만 사실은 당을 떠나란 얘기와 마찬가지다.
조해진은 원래 다른 지역구에 있다가 김해을에 자객 공천되어 민주당 김정호 후보와 겨루고 있지만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그 점은 서병수도 마찬가지다. 양산을의 김태호만 김두관 후보와 건곤일척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조해진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국 선언이란 것을 한 것이다.
조해진의 양다리 걸치기 시국선언
하지만 조해진의 시국선언서에는 억지가 많다. 국힘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면 의원직을 모두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억지고, 실제 현실에도 맞지 않다. 더구나 ‘국회에서 이재명 패거리의 의회 폭정에 들러리 노릇하면’ 부분은 야당을 선택한 국민까지 무시한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발언이다. 조해진의 말을 들은 야당 지지자들이 매우 불쾌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해진에겐 국힘당 지지자만 국민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심판받아야 할 것은 심판 전문정당, 발목잡기 전문정당, 방탄 전문정당, 탄핵 전문정당, 민주당입니다. 대통령 발 묶어놓고, 일 못 한다고 뒤집어씌우는, 양심파탄, 거짓 소굴 민주당입니다. 지난 4년의 국회가 좋고 지난 4년의 정치가 좋으면, 또 민주당 찍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지난 4년의 국회를 이 모양 만들고, 정치를 투전판으로 만든 이재명 패거리당을 심판하십시오. 방탄국회에 발목 잡혀 2년을 허비한 국정을, 남은 3년 동안 아예 올스톱 시키려면 다시 민주당을 찍으십시오.”
이 부분에서 조해진의 결정적인 오류가 드러난다. 앞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잔뜩 비판해 놓고 뒤에 가서는 그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조해진 식대로 말하면 내편은 봐주고 야당만 죽이는 당, 김건희가 주가 조작을 하고 명품을 수수해도 비호하는 방탄 당은 바로 국힘당이기 때문이다.
총선은 지난 시간 정부가 한 일을 보고 국민들이 심판하는 것이지, 그 정부를 비판한 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다. 실제 국민 여론도 그렇다. 그런데도 조해진은 뻔뻔하게 “지난 4년의 국회를 이 모양 만들고, 정치를 투전판으로 만든 이재명 패거리당을 심판하십시오.”라고 주장했다. 사실은 위기에 몰린 자신을 찍어주라는 하소연이다.
“나라가 살고 죽는 것이, 내 삶이 흥하고 망하는 것이, 내 아이의 희망과 절망이 4월 10일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조해진의 이 말은 현재 야당이 국민에게 하고 있는 말이다. 도대체 나라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곳이 윤석열 정권인가, 아니면 민주당인가? 모든 책임은 집권여당과 정부에 있다는 것을 조해진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조해진이 시국 선언서를 발표하자 국힘당에서는 “대통령 등에 칼을 꽂았다”, 라고 비판했고, 전여옥은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대통령이 목숨 걸고 싸울 때 조 의원은 무엇을 했냐”며 “눈만 껌뻑거리다 공짜탑승 하더니 대통령 등에 칼을 꽂았다”고 비판했다. 홍준표도 나서 한 마디 했다. 참 잘 되어가는 집안이다.
함운경 대놓고 윤석열 탈당 요구
그런데 1일,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이 대놓고 윤석열 탈당을 요구해 파장을 일으켰다. 함운경은 한동훈이 운동권 출신인 민주당의 정청래 대항마로 사실상 자객공천했는데,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게임이 안 되고 있다. 함운경은 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9일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달라”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국힘당에 내에서 윤석열의 탈당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지만, 수도권 출마자들은 물론 대부분의 후보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윤석열은 레임덕을 맞이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선거 결과가 참혹하게 나오면 탈당 요구가 마그마처럼 분출될 것이다.
그때서야 윤석열은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의 허망함에 치를 떨게 될 것이다. 인과응보, 사람은 행하는 대로 당하게 되어 있다. 급해진 한동훈이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 쓰레기 같은 이재명과 조국의 말” 어쩌고 하며 저속한 언어를 배설하고 있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게 돌아섰다. 국힘당은 역대급 참패를 당할 것이고, 윤석열 정권은 결국 탄핵되고 말 것이다. 3년은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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