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의 '반기'? 대통령 수사와 직결되는 ˝명품백 신속 수사˝송경호 지검장에게 전담 수사팀 구성 지시..형사1부에 검사 3명 추가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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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이원석 검찰총장이 고발 다섯 달만인 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송경호 지검장은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전담 검사 3명을 추가 배정했고, 고발인 측과도 조사 날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검찰총장이 직접 명품백 수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데 대해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은 각종 비위 혐의가 제기된 대통령 부인 수사에 대해서는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 지시에 나선 이례적인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한 검찰 내부의 '반기' 설을 제기하고 이에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을 부활해 검찰을 '통제'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는 3일 "올해 초부터 용산과 검찰 수뇌부와의 불화설이 불거졌는데, 이 때문에 검찰을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라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를 알았는지, 입장은 무엇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MBC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그리고 이후 받은 사실을 신고했는지 여부도 중요 쟁점이 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실과 불화설이 도는 검찰을 통제하려고 민정수석실을 다시 부활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려는 것은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각종 특검에 대비해 검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정기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며 민정수석실의 폐지를 대통령 선거 때 공약했다. 대선 공약을 파기하고 대통령실은 이르면 다음 주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의중이다. 김주현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 차관과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대표적인 '우병우 사단'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고 첫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을 앉힌다고 한다”라며 “'김건희 특검법'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민정수석실이 필요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과 김건희 여사를 보위하기 위해 은밀히수사기관을 조종하고 여러 법률적 방식으로 야당을 탄압할 것"이라며 "초조하고 불안해진 윤 대통령이 '우병우 시즌2'를 만들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한 번에 1백만 원 넘는 선물을 받는 걸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자의 배우자는 고가의 선물을 받아도 처벌 조항이 없다. 하지만 최고위공직자인 윤 대통령이 부인의 명품백 수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고, 돌려주지도 않았다면 처벌 대상이다.
장신중 '경찰혁신기획단' 상임연구관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원석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에게 김건희 명품백을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는 mbc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이원석의 지시가 명품백 수수를 목표로 한 것이라면 공소유지가 최우선인 조직의 수장인 총장이 유죄가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수사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으며, 청탁금지법 상 공직자의 배우자는 처벌 대상이 아니고 묵인한 남편 윤석열이 처벌 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윤석열을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이원석이 지시한 수사의 대상이 진짜 김건희가 대상이라면, 사실상 윤석열을 수사하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는 명백히 검찰의 윤석열에 대한 반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면에 윤석열이 디올백을 선물한 목사가 정치공작을 벌인 것이라는 취지로 비난했던 점을 감안하면 목사만을 처벌하기 위한 수사일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이에 관한 수사는 이미 경찰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고 했다.
김건희씨는 명품백 수수가 대대적으로 회자한 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을 끝으로 5개월 동안 외국 정상 방문에도 등장하지 않고 잠적 중이다. 하지만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통령실이 준비하고 있는 여러 행사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