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특검과 관련한 질문에 핵심 국민적 관심사 두가지 질문에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특검의 본질과 맞지 않아 정치적 행위”라고 비난했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 의혹이 남아 있다면,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라고 받아쳤다.

윤 대통령은 "도이치니 하는 사건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라며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김건희 특검법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장래가 9만리 같은 해병이 대한민국 지원 작전 중 숨진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가슴아프다”라면서도 “공수처 수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공직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특검 재추진에 대해서 "지난번에 재의요구를 했던 특검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정치공세, 정치행위가 아니냐"라며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그런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간의 국정운영을 두고서는 실정을 인정하지 않고 전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뜻을 담아 '자화자찬'했다. 모든 국민이 경제와 물가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작금의 현실을 두고서도 "지금이 우리에게는 하이 타임(마침 좋은 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22대 총선을 통해 다시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는 민생을 앞세우며 국회의 협조를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외교정책과 관련해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도 크게 넓혔다"라고 자평했다. "150여 회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활발한 세일즈 외교를 통해, 5천만 명 시장에서 80억 명 시장으로, 우리 기업의 운동장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고, "핵 기반의 확장 억제력을 토대로 힘에 의한 진정한 평화를 구축했다"라는 자체 호평이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도 당부 말씀을 드린다.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일하라는 것이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영부인 김건희씨의 팬 카페 '건희 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하나마나 기자회견 혹시나 하면 역시나!"라고 한 줄 심경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