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9일 2차 기자회견을 했지만 자화자찬, 아전인수, 동문서답, 구렁이 담 넘어가기 식으로 일관해 국힘당에서도 ‘하나마나 한 기자회견’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유승민이다. 그런데도 국힘당 지도부는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기자회견이다”라며 칭송했다. 역대급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기자회견 전에 대통령실에서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틀어준 것도 문제다. 기자회견이란 즉흥성이 생명인데, 국민들께 할 말을 사전에 촬영해 내보낸 것은 시험 같으면 일종의 부정행위다. 보나마나 수십 번 엔지를 내며 촬영해 편집했을 텐데, 편집비는 또 얼마나 썼는지 모르겠다.
윤석열이 총선 전에 했던 24차례 민생토론 때 1회당 평균 1억 4000만원을 썼는데, 그나마 대부분 주소도 사무실도 없는 업체가 맡아 했다니 거기에도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한 마디로 조금만 돈 되는 것은 누군가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국정조사감이다.
국정 쇄신 바라던 국민 배신 기자 회견
2차 기자회견에 뭔가 기대를 걸었던 야당이나 국민들은 막상 기자회견이 끝나자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주요 현안이 하나도 해결된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번 2차 기자회견은 국정 기조 쇄신을 바랐던 야당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고집불통 기자회견’이었다.
하지만 국힘당은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칭송했다.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 의대 증원, 전세 사기, 전국민 민생회복 지원금 등 무엇 하나 해결된 게 없는데 뭐가 국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민생을 세심하게 챙겼다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
민생토론 다시 시작?
윤석열은 “민생의 어려움에 송구하다”고만 했을 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그저 “두텁게, 체감될 수 있도록”이란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였다. 민생토론을 통해 선심성 공약으로 1000조를 퍼붓겠다고 약속해 놓고 돈이 없어 민주당이 제기한 전국민 25만원 지급은 어렵다고 한 윤석열이다.
그런데 윤석열이 그 민생토론을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또 얼마나 달콤한 장밋빛 공약을 쏟아낼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들은 미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선 때 한 공약도 지키지 않은 윤석열이 무슨 공약을 한들 공수표란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수 손실만 47조이고, 관리수지 적자만 87조인데 무슨 돈으로 그 많은 공약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인가?
해병대 수사 지시 여부 묻자 둥문서답
윤석열이 기자가 묻는 질문에 핵심은 비켜가고 엉뚱한 대답으로 일관한 것도 비겁하다. 가령, 기자가 “채상병 사건에 대통령실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가?” 하는 질문에 윤석열은 “생존자를 찾는 게 아니라 사상자를 찾는 데 그토록 무리를 한 것에 대해 국방부 장관을 질타했다”라고 대답한 것은 동문서답이다.
윤석열의 논리대로 하면 생존자를 찾는 데는 무리를 해도 좋고 사상자를 찾는 데는 대충하라는 뜻인가? 윤석열이 격노해 안보실과 공직기강 비서실에서 각각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에 지시가 내려진 게 밝혀졌는데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말을 둘러댄 꼴이 정말 가관이다. 그래놓고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는가?
야당 맹비난, 보수층에서도 하나마나한 기자회견 비판 나와
이에 대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국민 보고는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며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느냐”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수사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정치 공세라며 김 여사가 불가침의 성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국힘당 유승민은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다며 "하나마나한 기자회견"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과 기자회견을 보면서 갑갑하고 답답했다"라며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유승민은 "지난 대선 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라고 맹공했다.
김건희 명품수수에 대해 사과하고 특검은 거부
윤석열은 김건희 명품수수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 그 전엔 박절하지 못해 그랬다, 좌파들의 몰카 공작이다 하더니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하고 조중동마저 비판 일색이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과란 말을 꺼낸 것 같다.
하지만 그 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특검도 받아들여야 하는데, 윤석열은 특검은 온갖 이유를 대며 거부했다. 윤석열은 야당이 제기한 김건희 특검을 정치 공세라 규정하고 검찰 수사가 먼저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주가조작 증거가 그토록 많이 드러나도 김건희를 소환 한 번 안 했다. 그 검찰을 믿으란 말인가?
누군가 써준 원고 외운 듯
모르긴 모르되 윤석열은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을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도 없이 그저 누군가 써준 원고대로 대답한 것 같다. 그런 참모들이 인의 장막을 치고 있는 이상 윤석열 정권은 민심의 단두대로 사라질 것이다. 2차 기자회견 후 야당에서 탄핵이란 말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 변해도 윤석열은 변하지 않는다. 검찰이 모든 걸 덮어줄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로 큰 윤석열은 언젠가 그 검찰의 칼날에 쓰러지고 말 것이다. 검찰도 최근 내분이 일어나 ‘이러다가 우리가 죽는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김건희를 처벌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약 김건희가 총선 민의를 망각하고 다시 나대기를 시작하면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져 사방에서 탄핵 구호가 터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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