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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기자회견, 레임덕을 의식하였나?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4/05/13 [00:03]

윤석열 기자회견, 레임덕을 의식하였나?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4/05/13 [00:03]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총선 패배 후 여전히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일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으로 무선전화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4%, 부정평가는 67%로 조사됐습니다. 집권 3년차에 이 정도의 지지율이라면 국정 운영에 문제가 있다 할 것입니다.

 

지난 4월 10일 실시된 22대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참패했습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실적이라면서 부끄럽게 자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의미가 다릅니다. 보통 대통령의 임기 말에 선거를 한다면 국민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오만함에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경우가 바로 2016년 21대 총선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에 실시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인 민주당에 1석차이로 패하며 여소야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3년차에 실시된 22대 총선은 대통령 임기 중간의 성적을 평가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바라보면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호의적으로 지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총선 결과는 21대 총선과 유사한 참패의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일찌감치 접었고 실망과 분노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 언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을 일컫습니다. '레임 덕(lame duck)'이란 대통령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데드 덕(dead duck)'이란 말도 정치권에서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2대 총선이후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일차적으로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을, 두 번째는 데드덕으로 만들겠다는 게 조국혁신당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데드 덕을 정치 생명이 끝난 사람이나 가망 없는 인사, 또는 실패했거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정책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합니다. '데드 덕'은 '레임 덕'보다 더 심각한 권력공백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서 영어에서는 '가망없는 사람'을 의미하며 레임덕보다 더 심각한 권력공백 현상을 지칭합니다. 정치적인 상황에서 권력의 변화와 무력감을 설명할 때 데드덕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떤 정책 집행이 중단되거나 정책의 효과가 미미해질 경우 사용합니다. 윤석열 정권의 정책 진행상황이 유사하게 진행되는 느낌입니다.

 

▲ 5월 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의 모두 발언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제에서 레임덕은 당연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취임이후 유전 의혹과 행담도 비리 사건 등 악재가 터지면서 국책사업을 측근과 사조직에 의하여 방만하게 국정을 운영하면서 국민의 실망을 증폭시키며 임기 5년 내내 레임덕을 가속화시켰습니다. 사실상 임기 초부터 레임덕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취임 초부터 광우병 소동은 촛불파동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취임 초 81%에 달했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할 정도로 지지율은 급락했습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취임 한 달후 박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최저인 44%로 나타났습니다. 취임한지 한 달여만에 지지율이 50%를 밑돌고 있음은 국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입증하는 사례였습니다. 보통 레임덕은 권력 이양시기에 대통령의 통치력이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국정 난맥과 권력의 누수로 나타납니다. 임기 말에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남은 임기 5년동안 레임덕의 징조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끝내는 탄핵을 당한 비운의 대통령으로 장기간 구속까지 되었습니다.

 

이제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예상됩니다. 검찰 권력을 바탕으로 정치 초년생의 대통령 출마와 당선은 정치사를 획기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러나 22대 총선의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닥으로 팽개쳤습니다. 서서히 다가오는 권력 누수현상은 급기야 대통령실 산하에 민정수석실 부활로 이어졌습니다. 권력 집단의 군기를 강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지는 민정수석의 역할은 레임덕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합니다.

 

22대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가졌습니다. 5월 9일에는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실시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 '현명하지 못한 처신'을 언급하고 처음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의혹이 남을 경우 직접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건부 특검을 제안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생중계한 모두 발언에서는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2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스타일과 다른 태도의 변화로 보입니다. 아마도 서서히 다가오는 레임덕, 나아가 데드덕을 피부로 실감한 결과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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