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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협치?...윤통, 국힘 초선들에게 ˝대통령 거부권, 적극 써라˝

기자회견 7일 만에 '수도권과 TK 지역' 초선 당선인 만찬서 ‘협상카드’로 거부권 활용 주문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5/19 [00:03]

말로만 협치?...윤통, 국힘 초선들에게 ˝대통령 거부권, 적극 써라˝

기자회견 7일 만에 '수도권과 TK 지역' 초선 당선인 만찬서 ‘협상카드’로 거부권 활용 주문

정현숙 | 입력 : 2024/05/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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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소속 수도권과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당선인들과의 만찬에서 "22대 국회에서 여당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돼야 할 대통령 거부권을 여당의 ‘협상카드’로 독려한 것이다. 취임 후 '거부권 남발'로 비판을 받았던 윤 대통령이 또 말을 바꾸면서 야당과의 협치 조성 기류에 크게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윤 대통령의 만찬에 참석했던 한 초선 당선인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거대 야당이 상당히 폭력적으로 의회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지 않나"라며 "그런 차원에서 '여당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 것을 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예산편성권, 재의요구권 등이 정부가 가진 권한이지 않나. 그런 것들을 적극 활용하라. 그래야 협상력이 대등해지지 않겠나. 이런 취지로 말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와서 한 게 아니라, 먼저 (윤 대통령이) 직접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당정관계가 수직적이라는 논란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총선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들은 것 같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당을 아래로 대하지 않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당이 필요한 것을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윤 대통령이) 말했다"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초선들에게 협치가 아닌 적극적인 거부권 활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의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외압의 장본인으로 사건 피의자가 될 수도 있다며 거부권 행사만으로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국민보고'에서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7일 만에 앞뒤가 다른 대통령의 언행으로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협치에 험난한 난기류가 예고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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