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사람들이지만 위원장들은 임명직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회의 지적 사항은 시정할 필요가 있는데, 윤석열 정권의 위원장들은 막무가내다. 하긴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이 맑을 리 없다. 그래서 생긴 말이 유유상종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이다.
윤석열 검사 선배 김홍일 방통위원장
윤석열은 이명박 정부 때 방송 장악의 대명사로 악명이 높은 이동관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윤석열 정권에서 언론 특보로 일하던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으로 오자 야당은 강력 반발했다. 인사 청문회 때 이동관 자녀가 학폭에 가담한 것이 드러나고 이동관이 고압적인 태도로 나오자 야당은 이동관을 탄핵하려 했다.
그러나 이동관이 그 전에 사퇴해버렸다. 탄핵이 되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결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약 6개월 걸린다. 그걸 피하기 위해 미리 방통위원장에서 물러난 것이다. 6개월 안에 KBS를 장악하고, YTN을 민간에게 매각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 같자 꼼수를 부린 것이다.
방통위 2인 체제로 전횡 휘둘러
그 후 윤석열의 검사 선배인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하지만 거의 허수아비 노릇만 했다. 윤석열은 야당 추천 위원인 최민희를 1년 가까이 임명해 주지 않았다. 그 바람에 방통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체제로 운영되었다. 협의체로 운영되어야할 방통위 법규를 위반한 것이다.
김홍일은 3개 안을 2인 체제로 의결하고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기 전에 먼저 사퇴했다. 이동관과 똑 같은 전철을 밟은 것이다. 취임한 지 불과 6개월만이다. 방통위의 최종 목표는 윤석열 정권의 눈엣가시인 MBC를 손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을 교체해야 하는데, 김홍일이 그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사퇴한 것이다.
야당, 김홍일 사퇴와 상관없이 탄핵 추진
그러나 야당은 김홍일의 사퇴와 관계없이 김홍일 탄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홍일 대타로 이진숙 대전 MBC 사장이 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진숙은 이명박 정부 사람으로 김홍일보다 더 악랄하게 굴 것이란 게 야당의 주장이다. 그러나 그녀도 곧 탄핵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방통위는 임명-탄핵-임명-탄핵이 반복되어 역사상 유례없는 파행을 거듭할 게 뻔하다.
한편 방통위의 파행적인 운영에 92개 언론 단체가 들고 일어나 시위를 하고 있어 설령 이진숙이 방통위원장으로 온다고 해도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방문진 이사가 교체되어 MBC 사장이 바뀐다고 해도 MBC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투쟁은 계속될 것이므로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만 추락할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건드리고 무사한 정권은 없었다. 오죽했으면 조중동도 쓴소리를 하겠는가.
지금은 지상파 시대가 아니라 1인 미디어 시대
윤석열은 지상파3사만 장악하면 된다고 여긴 모양이지만 지금은 지상파 시대가 아니라, 1인 미디어 시대다. 특히 유튜브가 대세다. 뉴스도 대부분 인터넷 신문으로 보고 주요 정보도 유튜브에서 얻고 있다. 민주 진보 진영엔 구독자가 100만이 넘은 오마이 뉴스, 김어준의 뉴스 공장, 다스뵈이다, 서울의 소리, 매불쇼 등이 있고, 구독자가 50만이 넘은 김용민TV, 이동형TV, 이상호TV, 스픽스 등이 있으며, 구독자가 30~40만 가까이 되는 유튜브도 약 10개 정도 된다.
민주 진보 진영 유튜브 총구독자 수는 약 1200만으로 중복 구독을 포함해도 실제 구독자가 3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민주 진영의 여론을 이끌어가는 총본산이다. 이들을 무시하면 여야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거기에는 이른바 내로라하는 레전드들이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소리는 대선 때는 ‘7시간 녹취록’를 터트려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총선 전에는 ‘김건희 명품수수’를 공개해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 대학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총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김건희 명품수수였다.
류희림의 방송심의위원회는 더 가관
방송 심의를 담당하는 방심위는 더 가관이다. 이곳에도 윤석열과 서울 법대 동기인 류희림이 위원장으로 임명되었는데, 그야말로 방심위를 ‘엿장수 마음대로’ 운영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류희림은 가족, 친인척 전직 회사 직원들 까지 총동원해 민원 사주까지 했으나 검찰이 이를 수사한다는 소리는 없다.
방심위는 엉터리 심사로 MBC 주요 프로그램을 고발해 진행자들을 몰아냈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이 신장식이다. 하지만 신장식은 조국혁신당으로 가 국회의원이 되어 오히려 더 활발하게 윤석열 정권을 꾸짖고 있다. 윤석열 정권으로선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격이다. 최민희도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 과방위원장까지 되었다. 과방위는 방통위 및 방심위 국정조사를 하는 곳이니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류희림도 곧 탄핵될 것이다.
국민 여론 외면한 권익위와 인권위
국민권익위는 김건희 명품수수에 대해 처벌할 조항이 없다며 무혐의 종결했다. 검찰 수사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꼼수로 읽힌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세워진 국민권익위가 비리를 비호해주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국회에 나와 궤변을 늘어놓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수준이 극우 유튜버 같았다.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려는 방통위와 방심위의 폭거는 법치주의 파괴 행위로 반드시 국정조사 및 특검을 실시해 관련자 전원 사법처리해야 한다. 특히 불법과 탈법을 일삼은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따라서 공수처는 국가기관을 위법적으로 운영해온 두 사람에 대해 강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그냥 두면 공수처도 직무유기로 처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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