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에서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왜 용산이 일개 사단장에 불과한 임성근을 저토록 비호하려 했을까이다. 그동안 이런 저런 소문들이 나돌았는데, 9일 스모킹건에 해당하는 녹취가 JTBC에 의해 공개되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구체적 녹취가 공개되어 변명도 못하게 생겼다. 이 녹취가 채상병 수사 외압 수사에 미칠 영향과 윤석열 탄핵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본다.
녹취에 등장하는 인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동 정범, 징역 2년 지행유예 3년 선고 받은 인물로 평소 자신이 김건희를 잘 안다고 자랑하고 다님. 해병대 출신이다.
A씨: 전 청와대 경호처 차장으로, 임성근과 친분이 있는 해병대 출신. 카카오 단톡방에서 해병대 골프 모임을 주선했다. B씨: 해병대 출신 변호사로 내부 제보자로 보인다.
JTBC 1차 녹취록 공개
얼마 전 JTBC는 ‘멋쟁이 해병’이라는 카카오 단톡방에 누군가 해병대 1사단에서 골프모임을 갖자고 제안한 것이 올라왔다며 이를 공개했다. 단톡방에 가입한 사람은 모두 5명인데, 놀랍게도 거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범으로 이미 유죄를 받은 이종호가 들어 있었다.
이종호는 김건희의 계좌를 관리한 사람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자 조작으로 입건되어 2년 선고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역시 해병대 출신 변호사인 A씨가 단톡방에서 골프모임을 추진하자 “오” 하고 반겼다. 그러나 실제로 골프모임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은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입법 청문회에서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임성근에게 관련 질문을 해 더 알려졌다. 그러나 임성근은 이종호와 골프를 치지도 않았고, 만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골프모임을 주선한 A씨는 평소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와 같은 정황으로 봐 골프모임 단톡방은 임성근과 친분 관계가 있는 A씨가 김건희와 관련이 있는 이종호를 골프 모임에 초대해 임성근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임성근은 이종호를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종호라는 이름 자체는 들어봤을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으로 워낙 뉴스에 많이 나온 탓이다.
JTBC가 2차로 공개한 녹취가 스모킹건
그런데 얼마 후 JTBC가 제보를 받아 2차 녹취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녹취록이 아니라 실제 음성이 녹취된 것이라 신빙성이 더 높았다. 녹취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자.
B씨 : 선배님, 그러고 보니까 일전에 우리 해병대 가기로 한 거 있었잖아요. 그 사단장 난리 났대요. 이종호: 임성근이? 그러니까 말이야. 아니 그래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가지고 A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이렇게 말해 줬어) 여기서 B씨는 이 녹취를 제보한 해병대 출신 변호사이고, A씨는 전 청와대 경호처 차장으로 역시 해병대 출신이다. 녹취의 내용인즉 채상병 사건이 터지자 임성근이 사퇴하려 했는데, A씨가 이종호에게 관련 이야기를 하자 이종호가 VIP에게 부탁해볼 테니 절대 사표내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녹취 속 VIP는 누구일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VIP인데, 이말은 흔히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종호가 윤석열을 알고 있다는 것인데,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이종호가 김건희 계좌를 관리한 사실로 봐 이종호가 일단 이 사실을 김건희에게 알리고 김건희가 윤석열에게 말해주길 기대했던 것 같다.
이종호는 평소 김건희와의 친분을 자주 과시했고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주변에 얘기를 해왔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로 임성근 구명 로비가 이루어졌다면 A씨-이종호-김건희-윤석열 순으로 의사가 전달되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네 사람의 휴대폰을 모두 포렌식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이종호가 임성근의 사표를 내지 않게 하겠다고 말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녹취 속엔 임성근 승진도 들어 있어
한편 이번에 공개된 녹취 속엔 이종호가 임성근을 3성 장군에서 4성 장군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도 들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우선 녹취를 보자.
이종호: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가지고 그래서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문제가 되니까 이 XX(임성근)가 사표 낸다고 그래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 그래갖고 A가 이제 문자를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을 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 그러냐면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
녹취에 담긴 이종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종호가 A씨의 부탁을 받고 임성근 구명에 나섰고, 심지어 임성근을 3성 장군에 이어 4성 장군으로 만들려 했던 것 같다. 이게 사실이면 국정농단으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용산이 왜 그토록 집요하게 임성근을 비호하려 했는지 이유도 드러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야당은 윤석열 탄핵 소추 이유로 추가할 것이다.
A씨는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
앵커: 저희가 익명 처리를 해야 해서 자막으로는 A라고 표시했는데, 이 사람이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 인물, 맞죠?
기자: 맞습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이 평소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말한 그 인물입니다. 이종호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A씨가 구명로비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서 문자로 이종호 씨에게 전달했고, 이걸 이씨가 VIP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중략)
앵커: 그간 구명로비는 없었고 임 전 사단장도 모른다고 주장했던 이(이종호)씨의 입장은 따로 들어봤나요?
기자: 이씨는 JTBC 취재진에 "자신이 따로 한 것은 없고 A씨가 한 말을 그대로 한 것으로 기억한다" 라고 모호한 대답을 내놨습니다.
임성근은 이종호와 A씨 고소할까?
이종호는 국회에서 이종호와 골프를 친 적도 없고 만나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녹취를 들어보면 이종호가 임성근을 구명하려는 대목이 여러 번 나온다. 이게 A씨의 부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실제로 임성근과 소통한 후 이루어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따라서 모든 것은 공수처가 밝혀내야 하고 모자라면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관련 녹취가 언론에 의해 공개된 이상 임성근 측에서도 사실이 아니면 이종호와 A씨를 고소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지 의문이다. 어쨌거나 이 사건은 제2의 국정농단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해 어쩌면 윤석열 정권의 조기 붕괴의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 윤서열과 김건희가 해외에 나가서도 발 뻗고 잘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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