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중 임성근 전 사단장만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앉아있다. 연합뉴스

19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등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을 따지기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만 증인선서를 거부했다가 다른 증인들이 선서에 임하면서 뒤늦게 증인선서를 마쳤지만, 이날 내내 그의 답변과 태도가 논란이 됐다. 청문회 중 새로 산 휴대폰을 제출하고 압색된 전화 비밀번호는 기억 못 한다고 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공수처에다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가 있느냐"라고 묻자 "알려줄 의사는 있는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와는 문자로 실시간 법률적인 조언을 받아 도마 위에 올랐다. 변호사라고 알려졌던 박 검사는 임 전 사단장의 사촌동생이었다.

박철완 검사는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형에게 ‘법률상담’이 아니라 ‘심리상담’을 했다”라고 말해 더욱 논란이 됐다. 또 박 검사의 군대 친구가 '임성근 구명' 카페까지 개설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사위원으로 참여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임 전 사단장의 행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박 의원은 "핸드폰 비밀번호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고 새로 삭제된 전화기를 수시기관에 제출, 청문회 중 현직 검사와 문자, 점심시간엔 통화사실을, 검사를 변호사라고 거짓말 등등"이라고 나열했다.

박 의원은 "청문회 중 증인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해병 소장의 거짓말이 하늘을 찌른다. 해병대답지 않은 언행에, 해병대 투스타 소장답지 않은 거짓말에 부아가가  치민다"라며 "해병대다운 해병 장군을 보고싶다"라고 꼬집었다.

박철완 검사는 지난 2017년부터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리고 개혁을 지향하는 임은정 검사를 집중 공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불의한 검사 탄핵에 대한 이프로스의 반대글 열풍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로 알려졌다.

청문회 도중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이날 청문회에서는 국힘 법사위원들이 마치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들 처럼 방탄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진애 전 의원은 SNS로 "삼부토건' 연루를 부정하고 싶은 유상범. '3부 골프' 주장하다 임성근 사단장의 '군 골프장엔 3부 없다' 확언에 되치기 당했네요. 삼부 토건 의혹 막느라 유상범, 구명로비 의혹 막느라 권성동. 국힘의 검사 출신 의원이라는 공통점"이라고 야유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멋쟁해병’ 카카오톡방 사진을 화면에 띄우며 임 전 사단장 삼부토건 연루 혐의 방어에 나섰다가 막판 뒤집기로 이번 청문회 최대 웃음거리가 됐다. 유 의원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나온 ‘삼부’가 ‘골프 3부’를 의미한다고 했다가 임성근 전 사단장이 부인하면서다. 도와주려다 합이 맞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법사위원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과 VIP만을 위해' 일하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이 참 볼상스럽다"라고 개탄했다.

유상범: 그 골프장에는 삼부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임성근: 충무대에는 없습니다.

유상범: 그럼 이날 골프... 그... 다른 데는 있어요?

임성근: 다른 데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