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동훈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한동훈은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62.84%(총 득표수 32만702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원희룡 18.85%(9만6177표), 나경원 14.58%(7만4419표), 윤상현 3.73%(1만905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미 많은 이들이 한동훈의 당선을 점치기도 했으나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자폭 전당대회’, ‘분당대회’의 오명으로 시끄러웠지만 결국 그들의 당원들은 한동훈을 선택한 상황이다. 한동훈의 당선이 향후 정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이들이 흥미로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선, 윤석열이 자신의 리더쉽에 치명타를 입으며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총선국면에서 비대위원장으로 국힘당을 이끌었던 한동훈은 당시 윤석열과의 갈등설이 불거지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사퇴를 권고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며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이 터지면서 한동훈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다른 세 후보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반윤 전선을 이끌며 승리했다는 의미이다. 이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지지율 꼴찌인 김기현을 당대표로 만든 윤심이 이제는 그 효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황이 된 것이다.

둘째, 한동훈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국민을 위해, 정치 정상화를 위해 일할 것이라는 기대는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국힘당을 향한 비호감 정서가 사라질 가능성도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한동훈을 지지했을까. 이는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석열의 무능한 통치행위에 그 지지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허공에 맴도는 지지자들이 누군가를 향해 지지하고 싶은 맹목적 지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한동훈은 그런 지지를 받고 당선된 셈이다.

셋째,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폭로된 문자 읽씹 공방, 공소취소 청탁, 댓글 부대 운영 등 당사자로서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결자해지’해야한다. 특히, 문자 읽씹 공방과는 달리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과 디올백 수수사건 김건희의 범죄사실을 적극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국민들의 외침이 실려있는 상황이다. 패스트 트랙국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나경원의 공소취하 청탁은 단순한 청탁이 아닌 그들의 부정부패 비리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한동훈의 댓글부대 운영의혹도 반드시 밝혀야 하는 정치부패 사건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한동훈이 과연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지 또는 뭉개버릴지 알 수 없으나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끝으로, 김건희 특검과 한동훈특검 합의를 바로 추진해 스스로에 대한 의혹을 특검에 맡겨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동훈이 자신과 관련된 범죄의혹을 특검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또한 김건희 특검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지에 대해서도 지켜볼 일이다. 한편 채해병 특검에 대해서는 한동훈 자신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던 만큼 향후 한동훈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한동훈은 윤석열의 부하로서 정치적 파이를 키우며 법무부 장관을 거쳐 현재 당대표의 위치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윤석열의 지지자들 입장에서 한동훈은 천하의 배신자로 치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동훈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정치 경험이라고는 지난 총선 당시 100여 일 동안 당을 이끈 것이 전부인 정치 초보자다. 정치 초보자 윤석열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 또 다시 초보자가 여당의 대표가 되어버린 것을 바라보는 현실은 씁쓸함 그 이상이다. 대한민국은 언제쯤 정상적인 정치 현실을 맞이할 수 것이며 언제쯤 정상적인 정책 대결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암울한 날씨만큼이나 암울한 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