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사흘 동안 이진숙 방통위원장 내정자의 인사 청문화가 열렸는데, 거기서 나온 말들이 시중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진숙이 법카를 하도 많이 사용해 나온 말이 '법카의 여왕'이란 말이다. '선거의 여왕'이란 말은 들어보았지만 '법카의 여왕'이란 말은 처음 듣는다. 그만큼 이진숙이 MBC 보도본부장이나 대전 MBC 사장으로 있을 때 법인카드를 많이 사용해서 나온 별명이다.
그런데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에 유독 빵을 많이 구입해 '빵통위'란 말도 나왔다. 물론 이 말은 방통위에 위원장도 없고 부위원장도 없고 위원도 없어, 즉 간부가 '빵 명'이라 나온 말이다. 그만큼 윤석열 정권이 방통위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는 것을 방증해 준다. 벌써 세 명이 탄핵 전에 사퇴했다.
김행 여가부 장관 지명자 다시 본 듯
언어유희는 보통 해학을 유발해 웃음을 준다. 하지만 이진숙의 눈빛이나 표정을 보면 그 웃음기가 싹 사라진다. 언론에 공개된 이진숙을 보면 눈빛에 온통 미움, 갈등, 비웃음뿐이다. 그만큼 이진숙이 야당과 국민을 깔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진숙은 한때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되었다가 오만한 태도 때문에 중도에 낙마한 김행을 보는 듯했다. 공교롭게도 이진숙 인사 청문회 때 김행이 이진숙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모르긴 모르되 이진숙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고 뭔가 조언해 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게 윤석열 정권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오만한 태도를 가진 자는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사퇴 사유 차고 넘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진숙에 대해 "사퇴 사유가 차고 넘친다"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자는 역사 인식, 언론관, 도덕성,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부적합한 인사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 후보자는 주식 보유 및 거래 내역 등 기본 검증 대상 중 미제출 자료가 수백 건"이라며 "거듭된 요구에 제출하겠다고 약속까지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일하게 제출된 자료였던 MBC 및 대전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사치와 허영의 인생이 투영돼 있다"며 "약 8년간 6억 원 가까운 회삿돈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충격적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충격적이다. 특급 호텔과 백화점, 고급 식당, 골프장 등에서 사용한 고액 결제 규모가 2억 3000만 원이고, 단 몇천 원짜리 소액 결제 건수도 300건이 넘었다. 연휴에 집 주변에서 4000원을 결제하는 등 집 주변 결제나 휴일 결제도 수두룩했다. 대전 MBC 퇴임 날까지도 서울 자택과 대전 관사 인근 제과점에서 97만 원 어치의 빵을 샀다. 방통위가 빵통위가 된 이유다.
와인 식당과 주류매장 등에서의 법인카드 결제 규모도 약 1500만 원이다. 청문회장에서 공개된 사장실 영상에는 냉장고에 와인이 가득 차 있었는데, (이 후보자는) '기억이 안 난다', '업무용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과 요구에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 대답
이진숙은 야당의 이러한 지적에 '중상모략', '희화화'라며 야당 청문위원들을 폄훼하고, 5·18 비하 관련 사과 요구에는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며 조롱하듯 답변했다. 본인이 직접 쓴 글이 남아있는데도 '좌파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뻔뻔한 답변도 반복했다. 이진숙은 MBC 보도본부장으로 있을 때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내게 하였고, 5·18을 바하하는 글에 좋아요를 눌러 역사관마저 그릇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당은 이진숙은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부적격 인사임이 확인됐다며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한 고발과 청문회 위증에 대해 끝까지 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가관인 것은 이진숙의 오만한 태도였다. 마치 야당 의원들을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자주 지었다.
MBC 선배 정동영의 충고에 20초 동안 멍해진 이진숙
청문회의 하이라이트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이진숙에게 말을 전하는 때였다. 이진숙이 MBC 기자 시절 선배였던 정동영 의원은 이 후보자 청문회 이틀 째인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장에서 "어젯밤 MBC 내부의 핵심 간부로부터 장문의 제보를 받았다"며 "이 후보자가 광고주와 만나 광고를 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업체의 협찬을 받은 것은 (대전 MBC 사장 재임) 3년간 두 건"이라고 제보 내용을 전했다.
정동영은 이어 "후보자가 서울에 와서 집중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여권 이사, 고영주‧김문환 전 방문진 이사장, 차기환‧박천일‧김광동 전 이사 등"이라며 "이분들은 MBC 주식 70%를 갖고 있는 방문진 내 핵심 인사들로서 MBC의 감독관 인사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동영은 MBC에서 받은 제보를 바탕으로 이진숙이 이들에게 청탁‧로비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진숙이 그들과 함께 자주 갔던 서울 강남 청담동 오마카세 일식당도 제보에 담겼다. 정동영은 "이 사람들을 접대하면서 선물도 주고 그 이상의 것도 전달했다고 제보자가 전해줬다"고도 했다. 정동영은 "결국 후보자의 변신의 배경과 원동력은 결국 권력욕과 출세욕"이라며 "후보자의 행위가 법률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야에도 광고 영업했다?
야당 의원들도 "심야에 집 근처로 광고주 불러 보리밥 먹으며 광고 상의?" "사표 낸 당일 오후도 법카 사용" 등을 폭로했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이진숙이 휴일 또는 자택 근처에서 법인카드를 자주 사용한 점을 들어 사적 이용 여부를 거듭 추궁했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후보자의 아파트 반경 500미터 이내의 카페‧제과점 등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소액 결제 내역을 읊었다. 그는 "보리밥집에서 13차례 37만2500원을 쓰셨다. 평균적으로 한 2만 8000원 정도 쓰셨고 1만 2000원짜리 식사도 여러 차례 하셨다"고 했다.
이진숙은 비슷한 질의에 대해 수차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법인카드는 모두 업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정한 의원이 "아무런 설득력 있는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업무와 관련된 일만 했다는 주장만 낡은 녹음기 틀어놓듯 반복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진숙은 부적격자 수준을 넘어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김혜경 여사는 법인카드로 28000원 식사를 했다는 명목으로 몇 차례 검찰에 소환되었다. 거기에다 이진숙의 친일 발언은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까지 주었다. 두 말이 필요 없다. 이만 사퇴하라. 그렇지 않으면 최단 기간 탄핵 대상이 될 것이다. 이게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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