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의 태풍' 마약수사 외압 타임라인..백해룡 좌천·박정훈 항명죄 판박이민주당 "조병노·세관직원 핸드폰 분실로 증거 인멸 및 포렌식 불가능하게 초기화"
|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해룡 형사2과장이 지난해 10월10일 대회의실에서 말레이시아 마약 밀매 조직이 제조해 국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을 유통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 밀매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힌 뒤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전 영등포 경찰서 형사과장 백해룡 경정은 지난 7월 16일 외압 당사자로 지목한 고광효 관세청장과 조병노 경무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9명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백 경정은 고발 직후인 18일 영등포경찰서에서 강서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되면서 수사에서 배제됐다. 19일에는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목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경고' 징계 까지 받았다.
마약 사건 수사로 불이익을 당한 백 경정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했다가 외압을 받은 박정훈 대령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수사 외압에 맞서 법대로 수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다가 직위 해제된 것은 물론 항명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백 경정을 비롯한 15명의 경찰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국으로 마약 174kg(약 2000억 추정)을 보내려고 했던 마약조직원을 말레이시아와 공조해 일망타진했다. 하지만 포상은커녕 도리어 좌천을 당하고 윗선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이 수사에 개입한 것으로 봤다. 당시 백해룡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전담한 수사팀이 동력을 잃고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외압 혐의를 받던 조병노 경무관은 휴대폰 분실로 알리바이를 만들고 세관 직원들은 핸드폰을 반복 초기화해 포렌식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백 경정 마약사건과 관련해 남부지검까지 연계된 외압 과정을 설명했다. "(백경정에게) 상을 줘야 하는데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한 거"라며 "어떻게 검사대도 통과해서 들어올 수 있느냐 물으니, 세관에 있는 직원이 안내도 해주고, 택시 타는 데까지 데려다줬다고 해서 이 수사가 시작된 거"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박정훈 대령 수사를 이첩 보류하라고 한 것처럼 서울청으로 이관하라고 한다. 백해룡 경정 등이 저항하니까 이첩은 반려가 된다. 조병노도 윤희근 경찰청장이 징계하라고 그랬는데, 불문에 부치고 인사혁신처에서 봐주지 않았나"라며 "남부지검에 세관 직원 네 명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 영장이 반려된다. 그러다가 10일 후에 영장이 발부 된다. 그리고 남부지검에 세관에 있는 컴퓨터를 압수수색 해달라고 또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것을 발부하지 않고 그 영장을 두 차례나 반려한다. 남부지검까지 같이 있는 거다. 남부지검을 바꿔 달라고 얘기하니까. 백해룡 경정을 징계하고 감찰하게 된다"라고 외압 과정을 설명했다.
서 의원은 또 "조병노는 이종호가 치안감으로 승진시킨다고 했던 사람 아닌가? 조병노는 승진은 되지 않았지만, 이종호가 이야기했던 자"라며 "그런데 조병노가 이 내용이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분실했다고 한다. 증거 인멸에 들어가고, 자기가 아는 사람들에게 내 핸드폰 전화번호 바뀌었어라고 알리바이를 만들어둔다. 이 때 연루되었던 세관 직원 휴대폰이 초기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포렌식을 할 수 없다고 한다"라고 이들의 증거 인멸 과장을 설명했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은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필로폰 246만명 투약분을 수사하고 압수한 큰 성과를 냈음에도, 용산 대통령실의 격노로 좌천당하고, 박정훈 대령처럼 탄압을 받고 있다. 김찬수-조병노-이종호-김건희 커넥션 의혹을 국정조사로 꼭 밝히겠다"라고 SNS로 전했다.
고광효 관세청장과 조병노 경무관 등을 과발한 백해룡 경정은 지난달 31일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공수처에 출석해, 외압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찰 고위직들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라며 "수사 과정에서 명백히 드러날 거"라고 밝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1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과 관련해 "경찰 독립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린 명백한 권력남용"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들은 "경찰 조직 특성상 경무관의 전화 한 통은 그 자체로 압력이 되고 수사관은 엄청난 압박을 느낀다"라며 "경무관의 부당한 전화는 경찰 조직 내부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저해하는 중대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마약수사 외압 타임라인>
▲ 42㎏ 마약을 2명이 몸에 칭칭 감고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온 것 자백
▲ 어떻게 검역대와 세관을 통과했나? 추궁..세관직원이 안내 해주고 택시도 태워줬다고 실토
▲ 32㎏ 마약이 화물로 세관을 통과된 것도 수사 중 추가 확인됨
▲ 말레이시아에서 마약조직 일당들이 100㎏을 추가로 화물로 보내려던 것을 말레이시아와 공조수사로 일망타진
▲ 총 174㎏의 마약은 2천억 원어치
▲ 윤희근 경찰청장은 백해룡 수사팀을 매우 칭찬함. 그런데 상을 줘야 할 마약수사팀에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함
▲ 이 마약사건에 세관이 연루돼있다는 언론브리핑을 하려던 백해룡 경정에게…'세관연루 관련 내용은 브리핑에서 삭제하라'고 경찰 윗선들이 전화로 압력을 넣음
▲ 직속상관인 영등포경찰서장은 '용산에서 지켜보고 있다' 며 세관연루 내용은 빼라고 두차례 지시
▲ 서울청 조병노 경무관이 수차례 전화를 해 '세관연루 내용은 빼라' 며 전화. 조 경무관 채 상병 단톡방에서 이종호가 '치안감으로 승진시킬거야' 라고 언급했던 인물
▲ 김찬수 영등포 경찰서장은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 윤희근 경찰청장은 조병노의 마약수사 외압 전화에 격노해 징계를 지시함
▲ 징계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휘하인 인사혁신처에서 조병노에게 '불문'이라는 무죄나 마찬가지인 결정을 내림
▲ 서울청은 백해룡 수사팀에 사건을 서울청으로 이첩하라고 압력을 넣음 (채 상병 사건과 유사한 흐름)
▲ 백해룡 수사팀 반발로 무산됨
▲ 백해룡 수사팀은 남부지검에 세관직원 4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요구함→ 영장이 반려됨→ 10일이 지나서야 영장발부
▲ 세관에 있는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요구→ 남부지검 두차례 모두 기각. 백해룡 수사팀은 관할을 남부지검 말고 다른곳으로 바꿔달라 법원에 요구했지만, 모두 기각
▲ 경찰은 이를 빌미로 백 경감을 감찰하고 징계를 내려 수사에서 배제시키고 강서경찰서 지구대로 좌천 인사
<증거인멸>
▲ 조병노 경무관은 이 사건이 불거지자 핸드폰 분실로 증거인멸
▲ 연루된 세관직원들은 핸드폰들은 초기화시키는 방법으로 증거인멸해 포렌식을 할수없게 만들어 버림 마약수사에 큰 공을 세운 경찰은 좌천되고…외압 행사자들은 승진
▲ 해당 사건의 총괄 책임자였던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현 경기남부경찰청장으로 전보. 1년 만에 경무관에서 치안정감으로 2계급 승진하며 영전
▲ "용산(대통령실)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당시 김찬수 영등포 경찰서장은 현재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
★언론 브리핑에 앞서 백 경정에게 '세관 내용을 삭제해달라' 요청했던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수사팀이 있던 영등포 경찰서장으로 승진해 사건을 원하는대로 마무리
★백해룡 경정은 강서경찰서 지구대로 발령하는 좌천성 인사 후 수사에서 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