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윤석열 정권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중 하나가 개혁(改革)입니다. 왜 그렇게 뜯어 고칠 일이 많은지 카르텔을 저주하면서 개혁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스스로가 개혁의 대상인 줄은 모르고 있으니 내로남불이 따로 없는 듯합니다. 개혁은 사전적 의미로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이며 영어로는 Reformation으로서 제도나 기구, 옷 등을 뜯어 고쳐서 다시 제작하는 상황에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개선(改善)이 좋게 바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면 개혁(改革)은 그저 새롭게 바꾼다는 뜻만 있어서 긍정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고쳐 쓰자는 의미에서 수리, 보수, 수선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데 문제는 ‘새롭게’ 뜯어 고침이 핵심입니다. 기존의 상황을 새롭게 뜯어 고치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개혁이란 혁명처럼 급진적이거나 본질적인 변화가 아닌, 사회의 특정한 면의 점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고쳐나가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일종의 사회 운동의 하나로서 개혁을 정부가 주도하여 강요하고 강제하는 것은 무리수를 두는 일입니다. 당연히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의료개혁이라고 주장하는 의대 증원 정책입니다. 그 결과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이탈로 미래 의학 발전은 주춤하고 있으며 당장 병원이나 응급실에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의료개혁을 쉽게 생각했던 수준낮은 정책 입안자들로 인해 윤석열은 지금 사면초가의 신세가 되었습니다. 기득권자들, 의료계 종사원들에 대한 반발을 가라앉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의료개혁은 실패로 돌아섰습니다. 이들을 잘 달래가면서 양보를 이끌어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냥 쿠데타나 혁명처럼 무력으로 제거하려고 했던 사고방식이 문제였습니다.
개혁이라는 것은 무조건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혹여 방향성이 잘못되었을 경우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서 방향성이란 개혁의 대상을 타켓팅하는 것입니다. 개혁이란 구시대의 낡은 가치와 부정적 기득권을 추구하는 수구 세력을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국민이 추구하려는 가치를 유지하거나 보전하려는 보수 세력을 대상으로 삼으면 안됩니다.
노동개혁은 김문수를 장관으로 앉히면서 노동 말살로 돌변했습니다. 그리고 교육 개혁은 사교육 카르텔을 비난하면서 칼을 뽑았으나 진전이 없습니다. 언론개혁은 이상한 자들을 수장으로 앉히면서 언론 자유가 없는 이상한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임기 3년차를 맞이한 윤석열 정부의 남은 개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나라 전체를 새롭게 뜯어 고치려는 계엄을 개혁이라고 모의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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