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전역일 맞은 채상병 어머니의 절절한 편지"왜 아들만 없는지...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목이 메여" 참척의 恨 토로
2024년 7월 1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한 시민이 채수근 상병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의 전역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이라는 어머니의 가슴 먹먹한 편지가 공개됐다.
26일 군인권센터는 추모 성명을 냈다. 채수근 상병의 동기들인 해병대 1292기가 이날 병영 생활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 너무나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는 지난해 3월 입대 당시를 회상하며 이날 전역하는 1012명의 해병 중 "아들만 돌아올 수 없게 돼 목이 멘다"라며 "엄마는 매번 아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백번하며 지낸단다"라고 애끓는 슬픔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어머니는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나 정말 살아야 할 이유도 희망도 의욕부진인채로 지내고 있단다. 너무 속상하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을줄 ......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돌아올수 없는 아들이 되어 가슴이 아린다"라고 회한을 드러냈다.
이어 "아들이 지금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텐데....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도 우린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라고 저미는 슬픔을 거듭 토로했다.
아울러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 책임자를 밝혀달라 엄마가 냈던 이의 신청도 감감무소식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단다. 사랑하는 아들 !!"이라고 적은 대목에선 슬픔을 넘어 어머니의 가슴 깊이 맺힌 분노가 느껴진다.
어머니는 "엄마는 아들이 없는 곳에서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일상은 흐르고.... 매일 매일 아들과 대화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서 미칠 것만 같단다"라며 "너무 받아들이기가 싫구나 아들이 없다는 현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혼자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있을 때가 많단다. 이런 감당하기 어려운 제일 겪지 말아야 할 일이 우리 일이 될 줄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왜 왜 !!! 구멍조끼 미착용한 상태로 투입 지시를 했는지 ??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를 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을 하여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되었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이 도저히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가 안 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끝으로 "사랑하는 아들!!!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이라며 "계속 응원해줘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질 꼭 지켜봐줘 그것만이 엄마가 살아갈수 있고,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란다"라고 글을 맺었다.
군인권센터는 추모 성명에서 "사건 발생으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나 전역일에 이르도록 채 상병이 돌아올 수 없었던 이유는 아무것도 규명되지 않았다"라며 "대신 대통령의 수사외압과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한 끝없는 공작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지 못하는 아픔만큼 큰 고통도 없다"라며 "거부권을 휘두르며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윤석열 정권은 채 상병을 떠나보낼 수조차 없게 만들고 있다"라고 분개했다.
군인권센터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 앞에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진다"라며 "오늘 가장 아픈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계실 유가족들께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역일에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는 고 채수근 해병의 한을 풀어야 한다"라며 "국가의 부름에 응답한 청년을 사지에 내몬 것도 모자라 죽음의 진실마저 덮으려는 자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고 채수근 해병과 가족들의 소중한 행복을 앗아간 임성근 전 사단장은 여전히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VIP 격노설을 묻는 법원의 질의에 ‘국가 안보’라는 해괴한 핑계로 답변을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특검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채수근 해병의 순직과 수사 외압의 진실을 밝히고 그 죗값을 받아내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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