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데 '망천하'?..윤통, '김건희 문제' 조언 홱 손사래 쳐
"선배님, 저한테 앞으로 그 얘기 하지 마시라"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수 있는 처지 아냐"
정현숙 | 입력 : 2024/09/28 [00:03]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격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익히 짐작대로 부인 김건희씨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까운 선배나 지인들의 조언까지 물리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수신도 제가도 안되면서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망천하(亡天下)로 가고 있는 상황에 보수언론에서도 탄식이 나온다.
26일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은 연재 중인 '강찬호의 시선'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씨가 여당 정치인들과의 지나친 접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부남'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이다.
강 논설위원은 "전·현직 영부인들이 구설수로 시끄러운 마당이니 육 여사의 처신이 장안의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공감한다"라는 김두영 전 청와대 비서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고인이 된 전 영부인의 내조 사례를 먼저 예시했다.
강 논설위원은 "김 여사는 여당 정치인들과 문자 소통이 유달리 많고 잦아 사달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4·10총선 직전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보냈다가 ‘읽씹’당한 문자들이 대표적인데, 이런 문자를 다른 여당 의원들과도 많이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만난 법조계 선배들이 김 여사와 관련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면 대통령은 '선배님, 저한테 앞으로 그 얘기 하지 마십시오.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고 답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통화 도중 여사 문제를 조언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라며 "비서진들이 '여사 문제'만 거론되면 '그 얘기 내게 하지 마'라고 손사래를 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강 논설위원은 대통령 부인의 명품백 수수, 공천개입 등을 "오지랖" "과한 소통"으로 애써 포장했지만, 구제불능이라는 체념이 묻어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도 제어하지 못한다는 막강한 위세의 김건희씨에게 여지를 남겼다.
그는 "김 여사 스타일을 보면, 소통 욕구가 상당하다. 그건 나쁜 게 아니다. 그러나 정치인들과의 문자나 통화는 아무리 좋은 뜻에서 했어도 국정 개입 구설수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대신 고생하는 공무원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을 위로하는 데 소통 욕구를 꾸준히, 진심으로 쏟아붓는다면, 시일은 걸릴지 모르나 국민이 여사에게 닫았던 마음의 문이 열릴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유교 경전 ‘대학(大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으로 ‘먼저 자기 자신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한 다음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하게 한다’라는 뜻으로, 그 뜻은 나의 수양과 가정을 깨끗이 정리 한 후에 국민과 나라를 다스리라는 의미다. 선출직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공직자의 지침서와 같은 말이다.
시국이 어수선한 요즘 이 사자성어가 이렇게 패러디되고 있다고 한다.
수신 - 일단 내 것부터 챙기고,
제가 - 가족이랑 친인척 등 지인 챙기고
치국 - 남은 걸로 나라를 챙겨야
평천하 - 그래야 국격이 상승한다.
명나라 말기 청나라 初 대학자 고염무의 글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