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대선에 뛰어든 2021년 7월에 경남 창원에 있는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란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를 발표했는데, 윤석열 40.1%, 이재명 18.8%가 나왔다. 그 차이가 무려 21%가 넘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갤럽은 23%대 23%로 동률이었다. 최종 결과도 불과 0.73% 차이였다.
문제는 중앙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여론조사 기관인 PNR 여론조사 결과를 조중동 등 중앙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는 점이다. 그중에는 김만배가 법조기자로 근무한 머니 투데이도 있다. 보통 지방에 있는 작은 회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중앙 언론이 잘 다루지 않은 게 상례다. 그러자 최근 부각된 말이 ‘하우스 이펙트’란 말이다.
‘하우스 이팩트’
지지자들마다 자신들이 믿는 여론조사 기관이 있는데, 그 기관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라 여론이 달라지는 현상을 ‘하우스 이펙트’라고 한다. 가령 보수 측은 갤럽이나 NBS 여론조사를 가장 많이 믿고 진보 측은 여론조사 ‘꽃’이나 ‘뉴스토마토’ 여론조사를 가장 많이 믿는데, 그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여론이 달라져 결과가 왜곡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하우스 이펙트는 규모가 크고 공신력이 큰 여론조사 기관에서 일어나는데, PNR은 창원에 있는 아주 작은 여론조사 기관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초기에 윤석열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발표하자 묘하게 중앙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문제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명태균이 윤석열을 찾아가 보고했다는 점이다. 관련 증거는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녹취에 모두 나와 있다.
“누군가의 작업” 제기한 서명원 PNR 대표
맹태균의 공천 개입이 논란이 되자 뉴스토마토에서 서명원 PNR 대표를 인터뷰했다. 서명원 대표는 일각에서 의심하는 여론조사 조작은 절대 없었다면서도 "누군가의 작업"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발표되었던 타 여론조사 결과들에 비해 이른바 '튀는' 결과가 지속됐기 때문에 서명원 대표 역시 비정상적 현상으로 이를 바라봤다고 뉴스토마토 기자에게 말했다.
서명원 씨는 PNR은 인지도와 규모를 갖춘 여론조사기관이 아니었기에 '하우스 이펙트'가 발생할 수 없는 여건인데, 굉장히 극렬하게 하우스 이펙트가 이뤄졌다며 "누군가가 작업하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붐업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보수 언론사들의 공작"도 한몫 했을 거라고 말했다.
보수층 일제히 PNR 조사 결과 퍼날라 여론 왜곡
PNR 조사 결과가 공표되면 언론은 그 결과를 경마중계 식으로 앞 다퉈 인용 보도했고, 이는 윤석열 후보 지지층이 퍼 나르기 좋은 소재로 작용했다.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는 PNR 조사 결과들과 다르게 실제 대선은 0.73%포인트의 아슬아슬한 격차로 끝났다.
한편 명태균은 5년 전에 창원시 공무원을 승진시켜 주겠다고 돈을 받아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사기 전과범이 가져다 준 여론 조사를 받은 것이다. 한편 서명원 씨는 명태균에게 받지 못한 돈도 많다고 뉴스토마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된 명태균
명태균과 여론조사의 연결고리는 '미래한국연구소’로 보인다. 명태균은 그 공로로 윤석열 취임식 때 초청되어 윤석열의 부친과 장모 바로 뒷자리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로얄 패밀리’ 자리다.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은 김건희 추천 인사로 분류돼 대통령 취임식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대표 자격으로 초청됐다.
김건희는 심지어 극우 유투버들도 대거 취임식에 초청했고, 양평공흥 지구 부동산 비리를 수사하던 경찰관도 취임식에 초청했다. 일종의 ‘입틀막’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권은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를 승진시켜 입을 닫게 하였다. 마약 수사 외압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 영등포 경찰서장도 지금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있고, 서울의소리가 보도한 김대남도 서울보증보험 감사로 갔다.
윤석열, 이준석 1위 모두 PNR가 발표
PNR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앞서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되어 중앙 언론에서 인용을 중지하기도 하였다. 2021년 7월 윤석열 장모인 최은순에게 실형이 선고된 직후 윤석열-이재명 양자대결에서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로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의뢰처와 여론조사 기관에 항의했다. 이로 인해 정기적으로 발표되던 여론조사가 한 주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이준석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당시 처음으로 1위를 달리는 결과를 내놓은 곳 역시 PNR이었다. 이준석은 이후의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며 바람을 일으켰고, 결국 극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었다. 이준석이 공천개입 사건이 터지자 “선의의 조언이었다”라 말한 것도 그것 때문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PNR의 여론조사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떴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준석도 PNR의 조사가 나온 이후 한국갤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화제가 됐고, 윤석열도 PNR 조사를 기점으로 화제가 되면서 차기 주자로 부각되었다. 그 과정에서 명태균이 활약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명태균이 그런 백그라운드를 믿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영선 의원이 받은 세비 절반을 매달 상납받은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명태균은 그 돈이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 하지만, 김영선은 재산이 77억으로 6000만원을 빌려 매달 세비에서 갚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다.
머니투데이 다시 부각
의심스러운 것은 당시 머니투데이 신문이 PNR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여론조사까지 의뢰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머니투데이에는 그 유명한 김만배 기자가 있었다. 김만배는 윤석열 선친의 집을 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윤석열은 대선 때 김만배를 잘 모른다고 하였다. 이것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한편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다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을 소환조사했는데, 이유는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김만배로부터 50억 원을 빌렸다가 원금만 돌려준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방에 있는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여론조사 의뢰까지 한 게 과연 우연일까? 이 모든 것은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 구린 냄새가 진동하지 않는가.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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