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생들, 교수들 시국선언에 응답..˝윤석열 퇴진 함께하자˝"민생 파괴, 평화 파괴, 생명과 안전 파괴, 민주주의 파괴 더는 두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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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 벽에 게재된 대자보. 작성자 임장표 학생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검경 등 수사기관이 학생 집회로 번질까 긴장하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고려대학교에서 일어나 학생들의 시국선언 동참을 호소했다.
스승들이 먼저 나선 가운데 제자들이 대답한 것으로 고려대학교 교수 152명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특검 즉각 시행을 촉구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실명 대자보가 붙었다. 식품자원경제학과 22학번 임장표 학생은 “윤 정부의 민생 파괴, 평화 파괴, 생명과 안전 파괴, 그리고 민주주의 파괴를 더는 두고 보기 어려웠다”라며 “지금 목소리 내지 않고 침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대한민국을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망가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적 안정을 약속하며 출발했지만, 국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민생 파탄뿐이었다. 윤석열 정부 아래 비정규직 비율은 40.5%로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층 비정규직 비율은 무려 45.2%에 달한다”라며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진 우리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시달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윤 정부의 일방적인 친기업 정책은 실질임금 감소율 11.1%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지표가 가리키는 것은 국민 생활 수준의 저하와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라며 "윤 정부는 건전재정을 약속했지만, 독단적인 부자 감세 정책을 펼쳐 무려 30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 이는 그대로 복지 예산 삭감으로 이어져 의료, 교육, 주거 등 필수적인 복지 영역에서 취약 계층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고, 사회적 안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 파괴’를 정권의 최대 폐해로 꼽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결집을 위해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정적 탄압을 위해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라며 “언론이 비판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수사기관이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선택적으로 운영되며 국민들의 피로와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생명과 안전 파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반대 세력 탄압에는 공권력을 적극 투입하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 의무는 사실상 방기하였다. 무고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응책임에 있어서도, 국민의 생존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의료 대란에 대한 대책 마련에 있어서도, 속출하는 군 내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있어서도, 윤 정부는 시종일관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왔다"라며 "심지어 무책임성에 그치지 않고, 권력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측근들을 감싸고 돌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억압하기까지 했다"라고 규탄했다.
고려대 생명공학부 23학번 노민영 학생도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치자"라며 "윤석열 퇴진 고려대 학생 시국선언에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 벽에 게재된 대자보. 작성자 노민영 학생
노민영 학생은 “시끄러운 세상 속, 대학가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우리는 짐작하면서도 정권의 부정과 부패가 들리지 않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살아가고 있다”라며 “매 순간 학업과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어떤 세상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지는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열흘 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고려대학교 교수 시국선언이 있었다. 저는 그 시국선언 대자보 옆에 붙은 학우들의 응원 메시지에 눈이 더 갔다”라고 했다.
"교수님들의 용기 있는 선언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노민영 학생은 "지난 2년 반 매일같이 사람이 죽고, 우리의 미래가 사라지고, 반복된 거부권으로 국민들의 상식적인 요구가 입틀막 당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는 정권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조용했던 대학가의 침묵이 깨진 순간이었다"라며 고대 학우들이 교수들을 응원한 메시지 일부를 공유했다.
아울러 “여기에서부터, 함께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라며 "4.19혁명의 시작을 열어냈던 4월 18일의 그날처럼, 이번에도 함께 모이자. 고려대학교가 길을 열면, 다른 대학도 분명히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시국선언에 함께해주실 학우 여러분들의 연명 동참을 부탁드린다. 고려대학교에서 먼저 침묵을 끝내자"라고 독려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내에 붙은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를 학생들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