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거부한 채 윤석열이 관저에서 버티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의 지지율이 40%라는 여론조사가 나와 논란이다. 궁금해서 그 여론조사 회사가 어디인지 알아봤더니 ‘한국여론평판연구소’라는 듣도 보도 못한 회사였다. 탄핵 정국에 윤석열의 지지율을 조사한 것은 그 회사가 거의 유일하다.
지지율이 내려가도 모자랄 판에 40%까지 치솟은 여론조사가 나오자 민주당은 해당 업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문항, 시기, 표본추출 등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문항이 마치 정답을 유도하는 것처럼 되어 있어 제2의 ‘명태균 솜씨’라는 말이 나돌았다. 이에 민주당은 해당 업체를 선관위에 고발할 예정이다.
언론단체도 맹비난
수구 언론들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그대로 실은 것에 대해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총 8개 언론현업단체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긴급회견을 열고 '윤석열 내란 동조 보도와 논설 실태' 등을 발제하며 "내란범죄 지지 및 옹호 보도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지지율이 40%로 급등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화일보,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TV조선 등이 이를 받아썼다.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이번 여론조사를 수행한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현경보 대표는 "타당하지 않으면 맞고발을 하면 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질문에 전제가 달려 있으면 여론조사법 위반에 해당
그러나 선관위에 따르면 질문에 정답을 유도하거나 특정인이나 특정당에 불리한 내용이 전제되어 있으면 그 여론조사는 위법하다고 판정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질문 내용과 설계 모두 편향적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지지 여부는 “귀하는 000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단순하게 물어야지, 거기에 다른 것을 전제하고 질문을 하면 안 된다.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수구 언론들은 이를 일제히 대서특필하며 ‘지지율 탄핵 이전으로 회복’, ‘보수 결집 일부 중도층도 돌아와’ 등 근거 없는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그러자 관저 앞에 모인 아스팔트 극우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다른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70% 이상이 하루빨리 윤석열이 탄핵되길 바라고 있다.
유일하게 ‘한국여론평판연구소’만 윤석열 개인 지지율 조사
한국갤럽, 리얼미터, NBS, 꽃 등은 탄핵으로 윤석열의 직무 수행이 중단된 상황에서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국여론평판연구소만 유독 윤석열 지지율을 따로 물었다. 그것도 단순히 묻는 게 아니라 야당을 비판한 후 물어 대답을 유도했다.
대통령·정당 관련 질문 뒤 이어지는 질문은 내용 자체가 중립성과 거리가 멀다. 해당 여론조사는 ‘불법 논란에도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언급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 해킹·부정선거 가능성 의혹 해소를 위해 선거 시스템에 대한 공개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하고 물었다. 전제를 달아 대답을 유도한 것이다.
민주 진보 지지자는 중간에 전화 끊어
이처럼 편향적 질문들이 이어지면 관심 있는 응답자만 남게 되고, 결국 윤석열 지지층이 과대 표집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 진보 진영 지지자는 질문을 듣는 즉시 전화를 끊어버릴 것이다. 수구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교묘한 사기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은 전제가 틀렸고, 질문이 잘못됐다. 체포영장은 법원에 의한 정당한 법 집행이며 ‘강제 연행’이라는 문구도 의도적인 비틀기이기 때문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편향된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는 시도”라며 “특정 대답을 유도하려는 방식으로 문항이 작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경보 한국여론평판연구소 대표는 “여러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의도적으로 조사를 설계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질문 자체가 불손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극우 유튜버 고성국이 주필로 있는 아시아 투데이가 조사 의뢰
보도에 따르면 문항을 여론조사를 의뢰한 아시아 투데이에서 보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은 질문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하는데, 한국여론평판연구소는 의뢰처가 준 대로 했다. “선생님께서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묻는 게 문제가 없다면 선관위부터 없애야 한다.
현경보 한국여론평판연구소 대표는 제주 출신인 원희룡의 고등학교 4년 선배로 새누리당 후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 했다고 한다. 명태균처럼 여론조사로 환심을 사서 정치계로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민주당의 아성으로 그가 출마한다 해도 당선되기 힘들 것이다.
유시민 작가, “자기들끼리 마약을 나눠 먹고 밤새 춤추는 것”이라 맹폭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지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온 논란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자기들끼리 마약을 나눠 먹고 밤새 춤추는 것과 비슷하다”고 맹폭했다. 시원한 일갈이다.
명태균이 구속되자 그 빈 자리를 수구 여론조사 회사가 노린 모양이지만 분노한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 70% 이상이 윤석열 탄핵을 바라고 있는데 무슨 얼어죽을 40%란 말인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는 최근 2년간 실시한 여론조사 24건 가운데 14건(58%)을 고성국 유튜브 채널 의뢰로 진행한 곳이다. 동일한 정치적 목적을 띤 이해당사자끼리 장난을 친 게 분명해 보인다.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다고 윤석열이 다시 살아날 것 같은가? 꿈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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