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26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내란 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로 권력을 잡은 윤석열은 결국 검찰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됐다'는 지적과 함께 이제는 단죄의 시간만 남았다. 

윤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의원과 법조인 등 주요 인사를 영장 없이 체포하려 한 혐의는 물론 헌법상 유일한 입법기구는 국회임에도 '국가비상입법기구'를 만들어 국회를 마비시킬 의도가 '최상목 쪽지'에서 드러났다. 검찰이 '전국검사장회의'를 열면서 우려를 자아냈지만, 주요 종사자들이 모두 기소됐는데 내란 수괴가 기소되지 않는다면 ’법을 농락한다‘는 비난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뚝심'과 '배포'로 포장됐지만, 이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내란 수사를 받으면서 책임 전가와 억지 변명의 비겁한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미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나올 정도다. 특히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헌법재판소에서 남긴 황당한 발언은 시중에서 희화화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향신문' 기자에게 “군인, 깡패 두목 그리고 정치 지도자는 폼이 빠지면 안 된다”라며 “윤 대통령은 체포될 때도, 탄핵 심판을 받을 때도 너무 폼이 많이 빠졌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헌재 탄핵심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직접 포고령 작성에 대해 “‘집행 가능성도 없는 거지만 그냥 놔둡시다’라고 말씀드리고 놔뒀는데 기억이 혹시 나십니까”라고 말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또다른 국힘 관계자는 헌재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이 희화화되고 있다”라며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에서 의원을 끌어내라 지시한 게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 맞느냐”라고 묻자 김 전 장관이 “그렇다”라고 답한 것을 두고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을 누가 좋아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경 지지층이 결집해서 여론조사 지지율 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상태지만 그게 윤 대통령의 인기와는 상관이 없다”라며 “밑천을 이미 다 보인 꼴이다. 남은 것은 추락 뿐”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피고인 윤석열에게는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아랫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찌질함과 뻔뻔함, 상식 이하의 궤변과 안하무인 태도, 그리고 극우세력 선동을 통해 내전이라도 획책하겠다는 시도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제 단죄의 시간이다' 사필귀정이고,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이로써 윤석열은 자가당착적인 친위 쿠데타를 벌인 지 54일 만에 대한민국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원희복 '민족일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칼로 흥한자 칼로 망했다"라며 "검찰로 권력을 잡은 윤석열은 결국 검찰에 의해 종말을 맞게됐다"라고 꼬집었다.

“국회‘요원’ 패러디 봇물

한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바이든, 날리면’을 연상하게 하는 ‘의원 아닌 요원’ 발언은 야당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희화화의 결정타가 됐다. 여당에서도 국민 여론을 고려하면 "최악의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요원'으로 명함을 다시 만들어야겠다며 야유 섞인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을 국회'요원'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의원의 모습과 함께 아래에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요원 한준호'라고 적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진짜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며 '은평구 갑 국회 요원 박주민'이라고 적혀 있는 자신의 선글라스 착용 사진을 올렸다. 이외로도 김은혜 국힘 의원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을 투사한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