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이념 성향을 조사하면 항상 중도가 핵심으로 드러나곤 합니다. 보수 성향의 정권이나 진보 성향의 정권이 집권할 때 중도가 줄어들었다가 그들의 정책 실패가 이어지면 중도로 전환되면서 늘어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중도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보수와 진보세력의 진부한 모습이 싫어서라고 합니다. 좌파 진보도 싫고 극우 보수도 싫은 실사구시적 중도 성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에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실용주의 노선과 흡사합니다.
최근에 중도라는 단어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안정적 개념을 담은 의미로 미화되고 있는데 이는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는 세력들이 정치에서 보여주는 잘못된 행태가 주요 원인입니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살펴보지 않고 일방적 정책을 주입시키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행태에 대해 국민들은 정치를 혐오하면서 중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결국 중도란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에서 비롯한 것이므로 중도층이 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23일, 기자회견에서 '민간 주도 정부 지원 성장', '자본시장 선진화', '신성장 동력 창출', '세일즈 외교' 등 경제 이슈를 강조했는데 이제까지의 정치성향과 다른, 다시 말하면 진보적 정책에서 탈피하여 보수 성향의 정책으로 우클릭하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최근에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자신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 중도를 의식하여 '실용주의'와 '외교안보'를 강조하는 모양새입니다.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하였던 기본소득 및 기본사회 실현이라는 공약에 대해서 "세상에 해야 할 일은 산더미같이 많고 어떤 것은 하고 안 하고가 아니라, 어떤 것을 더 우선할지의 문제"라며 "국민의 삶이 어렵고, 경제적 토대가 훼손됐다.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 가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기본소득이 분배의 문제였음을 지양하고 향후 성장으로 가겠다는 정책의 큰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흑묘백묘론은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면서 필요에 따라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정책의 변화는 경제적 정의 등 진보적 가치와 분배의 공정성을 강조하였던 자신의 정치 노선을 변경하는 것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하고 지지율 하락세를 제고시키기 위함이자 탄핵 정국에 이어지는 조기 대선을 의식하는 조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시 고민정 전 최고위원은 “언제까지 서민의 정당만을 표방할 것인가”라면서 종부세 폐지와 민주당의 서민 정당 이미지 탈피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금투세 시행과 유예에 대한 찬반 토론회는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역할을 포기하는 수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처럼 민주당이 고학력 중산층을 의식하고 가진 자를 대변하는 정치상황으로 진전됨은 참으로 난감한 사태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대선의 당선을 의식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흑묘백묘론을 차용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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