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쌍특검’이 무산되자 국힘당이 드디어 본심을 드러냈다. 국힘당은 쌍특검 재의결이 부결되자, 그동안 하지 않던 현역들의 컷오프를 시작했다. 그 바람에 컷오프된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 국힘당의 공천 잡음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국힘당 사방에서 난리법석, 언론은 조용
얼마 전에는 강서을에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이 공천되자 그곳에서 총선을 준비했던 장일 당협위원장이 국힘당 중앙당 앞에서 두 차례나 분신을 시도했다가 체포되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김해을에서는 조해진이 전략공천되자 4명의 예비 후보들이 삭발을 하며 저항했다.
김현아도 컷오프에 반발했고, 홍문표는 아예 탈당을 하고 무소속 출마를 했으며, 정우택은 돈봉투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공천되었다. 이처럼 국힘당은 겉으론 조용한 것 같아도 사방에서 공천 잡음이 일어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구 언론들은 이를 잘 보도하지 않았다. 잘못 보도하면 고소, 고발당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홍석준(대구 달서갑)·유경준(서울 강남병)·안병길(부산 서·동) 의원이 ‘시스템 공천이 깨졌다’고 반발하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은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 단수공천 논란
국힘당이 박근혜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공천하자 컷오프된 홍석준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잘해온 ‘공정한 시스템공천’ 대원칙이 깨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유 변호사 단수공천에) 약간 정무적 판단도 들어가 있다”고 말한 것을 받아 “정무적 판단이란 미명 하에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났다”고 반발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유영하가 단수 공천되자 비로소 윤석열이 그동안 왜 박근혜를 그토록 자주 만났는지 이유를 알겠다. 당시만 해도 이준석 신당이 대구에서 바람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박근혜 지지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유영하를 공천해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홍석준은 윤석열-박근혜의 화해쇼에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에 홍석준은 “당이 ‘탄핵의 강’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성토했다. 박근혜를 수사해 구속시킨 사람이 바로 윤석열이다. 자신이 구속시켜놓고 가서 읍소한 윤석열이나 그런 윤석열에게 측근 공천을 부탁한 박근혜나 오십보백보다. 유영하 공천으로 중도층 상당수가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조국의 강’ 어쩌고 하더니 자신들이 ‘탄핵의 강’에 빠진 것이다.
강남병에 삼성전자 사장 출신 전략공천
국힘당이 최대 텃밭인 강남병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전략공천하자 그곳 현역의원인 유경준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유경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5일 당에서 실시한 제 경쟁력 조사 수치는 49.8%고 2등 후보(20% 초반)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정량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성토했다.
하필 그곳에 삼성전자 사장 출신을 전략공천하자 새삼스럽게 이재용 고용승계 소송 무혐의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누가 봐도 범죄 혐의가 분명한 고용승계가 무혐의가 남으로써 이재용은 뭔가 보답을 해주었을 텐데, 나중에 재수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유경준이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워 피해를 봤다는 말도 나왔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공관위에서 유 의원을 끈질기게 반대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 의원 컷오프를 두고 “이성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공천”이라며 “오컬트 공천, 파묘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울산도 시끌시끌
부산 서·동 경선에서 배제된 안병길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가족 간의 반발로 인한 정치적인 파장이 우려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논리는 어디 공천 기준인가”라며 “이혼이 죄는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그는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한동훈 지도부’에서 다른 결론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국민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은 “사전에 공지된 게임의 룰대로 해야지, 공관위가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국민공천 신설)은 온당치 않다”며 “국민공천에 참여하지 않고 시민들의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리에 휩싸인 김현아, 정우택 물고 넘어지다 슬그머니 꼬리 내려
비리 혐의로 경기 고양정에서 공천 탈락된 김현아도 처음엔 강력 반발하다가 나중에 무슨 일인지 꼬리를 내렸다. 김현아는 "똑같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수사 중에 있는데, 어떤 사람은 단수수천 유지해주고, 김현아는 취소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저항했다.
김현아는 정우택을 겨냥해 "돈봉투 영상까지 공개된 어떤 사람은 경선에 붙여주고, 조작된 녹취록 공개된 김현아에게는 경선 기회도 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며칠 후 김현아가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 원팀을 강조했다. 무슨 딜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새로운 유행어 ‘건생구팽’
국힘당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이 재표결로 최종 무산된 후 현역 컷오프 칼바람이 불었는데, 그러자 토사구팽을 빚댄 ‘건생구팽’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김건희 특검이 무산되자 그동안 미룬 친윤 공천을 했다는 뜻이다. 재의결 투표 전에는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이 서정숙·최영희 의원(비례) 뿐이었지만 3월 들어 국민공천 지역구를 포함해 현역 의원 8명이 컷오프됐다.
특검법 이탈표를 막기 위해 미뤄뒀던 공천이 막바지에 한꺼번에 발표되면서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법 표결 끝나니 토사구팽도 아니고, 이상한 시스템으로 초선들만 날렸다”며 “이러면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가 ‘사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국힘당도 공천 잡음으로 시끄러운데, 날마다 민주당 공천갈등을 도배하던 수구 언론들이 국힘당의 공천 갈등은 별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잘못 보도했다간 언제 고발당할지 모르고 압수수색이 들어올지 몰라 미리 알아서 긴 것 같다. 이러고도 기자라고 명함이나 뿌리고 다니는 놈들을 보면 구역질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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