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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날치기 강행처리는 정치적 자살골

한미FTA,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한나라당 단독 강행처리 말라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11/11/21 [17:23]

FTA 날치기 강행처리는 정치적 자살골

한미FTA,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한나라당 단독 강행처리 말라

고하승 칼럼 | 입력 : 2011/11/21 [17:23]
▲ 한나라당은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반드시 처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처리 시기와 방법 등은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그런데 이날, 어쩌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각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사망선고’를 받는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

현재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안을 국회법에 따라 조속히 표결 처리 한다는 방침인 반면, 야권은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를 결사 저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안의 여야 합의 처리를 바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협상파 의원들이 21일 6인협의체 회동을 갖고, ‘날치기’ 방지를 위해 무던 애를 쓰고 있으나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파묻히고 말았다.

따라서 한미 FTA 비준안이 여야 합의처리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서 필자는 수차에 걸쳐 한미 FTA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여당의 단독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여론 역시 필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매일경제신문ㆍMB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이틀 동안 전국 1000명(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를 보면, 한ㆍ미 FTA에 대한 찬성 의견은 48.3%인 반면, 반대 의견은 33.7%에 머물렀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폐기나 유보를 위한 장관급이상의 합의서를 받아와야 한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는 49.2%가 현실성이 없는 불가능한 요구라고 답했으며 타당하다는 의견은 24.1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 처리’에 대한 응답이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크게 앞섰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비록 한미 FTA가 필요하고, 민주당의 요구가 무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용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여야가 한미 FTA 비준안 문제로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인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났던 '안철수 신드롬'과 같은 정당불신 현상이 내년 총선에서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것은 사실상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사망선고’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일방처리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단 한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날치기’의 모든 명분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것은 날치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즉 ‘꼼수’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으로 되레 국민의 분노를 사게 할 뿐이다.

민주당도 협상 시늉만 낼게 아니라, 타결을 위한 협상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 과정에서 농축산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다.

사실 스스로를 ‘신자유주의적 좌파’라고 지칭했던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미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었는가.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과 무관하다면 모르되, 그의 정신이 녹아든 정당이라고 한다면, 한미FTA를 ‘본질적인 악(惡)’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시 말하거니와 여야는 한미 FTA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의하되 반드시 합의 처리하겠다는 각오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라.

어쩌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문제보다도 상생국회의 모습, 즉 여야가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극단적인 이념갈등으로, 또 지역갈등으로 국민의 마음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준안 처리 문제로 또 다시 여야가 국회에서 치고받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의 심정은 얼마나 비통하겠는가.

경고하거니와 FTA를 날치기 처리할 경우, 내년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에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설 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굳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제 3신당’이나 박세일 이사장의 ‘대중도 신당’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아닌 제 3의 길을 선택하려 할 것이고, 그런 기류가 정치 지형을 한바탕 뒤흔들어 놓고야 말 것이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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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多勿 윤복현 2011/11/21 [17:58] 수정 | 삭제
  • 독재.독점.지역분열.복지부재.사대조공.반북적대 분단고착화.국가부도 정치가 주특기인 영남정치시대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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