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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정말 실세 정치인일까?

정몽준 대표 위상은 뿌리없이 흔들리는 나무와 같다

정인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0/01/15 [20:27]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정말 실세 정치인일까?

정몽준 대표 위상은 뿌리없이 흔들리는 나무와 같다

정인대 논설위원 | 입력 : 2010/01/15 [20:27]

정몽준, 과연 실세인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소통'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의견이 달라도 서로 대화를 해야 하며, 대화를 하는 게 정당의 기본"이라며 당내에서 친이와 친박의 상호 비방과 과열된 분위기의 자제를 주문했다.

또한 정 대표는 "우리 정치의 특징은 상대편 정치인보다 같은 당 사람들을 더 미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미생지신(尾生之信·미련하도록 약속 굳게 지킨다)" 이라는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정몽준 대표는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후 그동안 언행에 있어서 이중적이거나 모순적 내용은 부지기수라 할 수 있다. 입당한지 채 3년이 안된 한나라당 신참 의원으로서 '굴러온 돌'의 수세적 입지를 보호하기 위해 쏟아내 말의 향연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권여당의 당 대표로서 그의 한 마디 발언은 큰 반향을 쏟아내고 있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14일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미생지신'이라는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미생이라는 젊은 사람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데도 다리 밑에서 애인을 기다리다 결국 익사했다는 뜻"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 발언의 숨은 뜻은 세종시 수정에 국민과의 약속만 내세우며 반대만 주장하는 박 전 대표의 행동이 미생과 같이 어리석음을 빗댄 것이라 하겠다.

정몽준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상대로 이 같은 발언을 과감하게 할 정도의 입지와 정치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 한나라당에서 위치하고 있는 정 대표의 입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과 비교할 때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몽준 대표가 당의 승계 대표로 취임하기 이전에 최고위원 당시 언행과 2007년 한나라당 입당 이전의 과거사가 박근혜 전 대표를 상대로 가감없이 발언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진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몽준 대표는 최고위원 시절 많은 쓴소리를 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손에 이끌려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후 2009년 승계 당대표로 취임하기까지 정몽준 의원은 '굴러온 돌'의 위치에서 당내 '박힌 돌'의 공격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히 쓴소리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였다. 이는 당내 정통성을 주장하는 '박힌 돌'들에 대한 약점을 쓴소리로 먼저 지적하므로서 이들의 대응 공격을 사전에 방어하고자 했던 것이다.

정몽준 대표의 대표적인 쓴소리에는 "아스팔트 우파는 극우가 아니라 행동하는 우파이다. 한나라당은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있다."는 질타를 시작으로 "국회가 정당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있다"며 지방선거의 공천 문제에 이의를 걸기도 했다. 그리고 4.29 재보선 실패 이후에는 '한나라당이 영혼이 없는 정당'이라고 일갈하면서 한나라당을 친목단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의 현행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방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당 체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한나라당 실세들이 최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이 정몽준 대표는 홀홀단신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자신의 적자생존을 의식한 몸부림으로 쓴소리 어록을 계속 작성해 나갔다.

문제는 이러한 자신의 과거 쓴소리가 현재 당 대표 위치에 있는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음이라 하겠다. 4.29 재보선 실패 당시 했던 쓴소리는 10.28 재보선 결과를 놓고 유구무언의 입장이 되었으며 자신이 주장했던 조기 전당대회 개최는 안상수와 홍준표의 주장으로 거부할 수 없는 내용이 되고 말았다. 또한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와 관련, 대통령에 의해 무시된 결과는 허수아비 대표로 전락한 꼴이 되었다.

결국 당 대표로서의 위상은 물론 당권의 자유로운 사용도 불가함에 정몽준 대표의 발언은 당내에서 비중없이 허공속에 메아리로 사라져 갈 뿐이다. 이제 정몽준 대표의 이상한 발언들은 오로지 험난한 정치판에서 살아 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비쳐지고 있을 따름이다. 과거 쓴소리가 당내 입지 보호용이었다면 지금의 발언은 조금 더 큰 정치판에서의 입지 강화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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