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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에 시달리는 최장수 한나라당 분당위기?

말기증상적 매너리즘의 늪에서 헤매는 집권당

정인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0/01/24 [10:25]

노환에 시달리는 최장수 한나라당 분당위기?

말기증상적 매너리즘의 늪에서 헤매는 집권당

정인대 논설위원 | 입력 : 2010/01/24 [10:25]
▲ 상복을 입은 박사모 회원이 사망한 한나라당에 곡을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의 정당 수명이 평균 3년 정도임은 여러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7년에 창당되어 지금까지 13년동안 존속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 인해 한국 정당의 평균 수명은 좀 늘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한나라당은 현존하는 정당 중 13년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최장수 정당임에 분명하다.

열린우리당 패잔병들과 합당하여 태어난 민주당은 과거 민주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정당들이 자신들의 뿌리라고 주장하면서 50년의 한국 정치사를 자신들의 정당사로 자랑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민주라는 명칭은 흔한 용어일 뿐이다. 따라서 현재 존속하고 있는 정당 중에 그나마 10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나라당이니 인간의 나이로 비교할 때 환갑을 넘긴 격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17대 대선의 승리로 10년만에 집권 여당이 되었고 18대 총선에서 원내 과반수를 넘는 압도적 수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무소불위의 정치를 향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의 목소리는 안중에 없는 정치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公約)이 국민의 반발속에 공약(空約)으로 사라지면서 대신 4대강 사업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실천을 위해 의도적으로 세종시 문제를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지금 국론 분열을 야기시키는 세종시 관련 법률은 노무현 정부시절 작성되고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킨 사안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행복도시로서의 세종시 관련 법률을 이명박 정부는 파기시키고 수정법률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쓸데없는 논란과 갈등 속에 힘들어 하는 처지이다.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야기시켜서 급작스럽게 논란이 된 소동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실시하기 위한 사전 준비용 조치라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투입되는 수십조원의 예산은 국민 복지예산의 삭감과 서민 대책을 위한 예산의 대폭적인 축소에서 마련되고 집행됨을 알게 되면서 분개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발전보다는 과거 지향적 퇴행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참여정부시절에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사 들추기에 혈안이 되면서 국민은 갈등하고 국론은 분열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의 브랜드 가치는 추락했고 국격은 구겨졌으며 미래를 향한 비전은 실종되었다. 그리고 세계화를 향한 글로벌 마인드는 좌편향적 이념에 몰두하면서 편가르기에 전념했던 국내 정치로 인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 처지였다.

국민은 이러한 행태에 시달리며 갈수록 힘들어지는 경제 불황속에 새로운 대통령의 자격으로 경제 회생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결과 후퇴하는 과거 보다는 발전하는 미래를 약속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했다. 실로 '잃어버린 10년'을 복구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믿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폭적인 신뢰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모습은 잃어버린 10년 세월이 무색할 지경이다. 10년 세월 속에 국민들이 경험했고 환멸했던 구태정치와 부정적 측면이 한나라당에 의해 고스란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죽고 마는 세상이다. 정치도 기업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오히려 변화하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이다.

앞에서는 변화를 떠들면서 뒤에서는 개혁을 거부하는 집단이 바로 한나라당 현재 모습이다. 왜냐하면 현재 실감하고 있는 권력의 맛에 도취하여 현실을 자기 중심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변화에 무뎌지고 타성에 젖으면서 한심한 모습을 연출하는데 이것을 우리는 매너리즘이라고 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부정적 기득권이 가득찬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과거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매너리즘에 몰입했다가 결국 창당 3년만에 폐당하였다. 그리고 민주당으로 명칭을 바꾸었고 이제는 국민참여당으로 분당까지 되면서 회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창당된지 13년이 된 한나라당은 한국 정치사에서 장수하고 있는 정당이다. 그러나 과거 열린우리당의 망할 때 모습과 흡사하다. 매너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즘 국민들이 높게 예상하는 분당이 걱정되고 나아가 폐당까지 우려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최근에 보이는 행태는 정신과 육체가 쇠퇴하여 질병에 걸린 모습이다.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업무에 혈안이 되면서 그 잘못을 모르는 것이 매너리즘이라는 병의 주요 증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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