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위해 보이는 노력은 가상하다. 국무총리란 자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르겠지만 경제학자 정운찬이 행정가로 변신하여 세종시 문제에 목숨을 거는 상황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학자에서 관료로 성공적인 변신 여부는 결과론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권력 때문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은 안스럽다고 할 것이다. 권 실장은 3일 한나라당내 친이계의 대표적 모임인 '함께 내일로'에 참석하여 친이계 의원들의 입맛에 맞는 정치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신뢰라는 것은 올바른 결과가 나온다는 전제하에 해야 하는데 저런(세종시)것 갖고 신뢰를 말하는 것은 지도자나 국가 운영하는 사람의 태도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신뢰론'을 정면으로 비판 했다. 그리고 권 실장은 '환상(環狀)형'으로 디자인된 세종시 원안대로 할 경우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처럼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면서 도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 발언에 한나라당내 친박계와 민주당이 반발하고 나섬은 당연지사다. 이 같은 권 실장의 발언에 대해 4일,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세종시 원안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경제비서관으로 있을 때 확정된 계획"이라면서 "본인은 사회주의 도시를 계획하는 것을 찬성했다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망발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2005년 세종시 원안이 법률로 통과될 당시 핵심 주역이었던 권태신 실장은 '함께 내일로'에서 또다른 한심한 발언을 했다. 참여정부 시절을 회상하며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테니까 '나는 모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었다"며 "2005년에 내가 했던 실수를 하지 말고 의원 여러분이 사명감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권 실장은 4일에도 세종시 원안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여 갔다.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위해 어렵사리 노력하는 정운찬 총리의 보좌 역할을 접고 아예 스스로 전도사로 자임하고 나섰다. 권 실장은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포럼에 참석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행정부처 분할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권 실장의 발언은 고위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세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복지부동의 전형적인 수구꼴통 발상이라 하겠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난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을 뒤집는 것은 기회주의적 처신에 불과하며 이러한 태도는 자신이 박 전 대표를 의식하여 비판했던 신뢰론을 뒤집는 내용으로서 오히려 이명박 정권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자아내게 만든다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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