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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맞춤 보고서 엉터리 돌아가!" 일본 뇌물 냠냠 의혹 IAEA 그로시, 시위대 항의에 혼비백산 몰래 탈출

시민 100여명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그로시 고 홈” "그로시는 뇌물을 받았는가?" 항의

김환태 | 기사입력 2023/07/09 [00:03]

"일본 맞춤 보고서 엉터리 돌아가!" 일본 뇌물 냠냠 의혹 IAEA 그로시, 시위대 항의에 혼비백산 몰래 탈출

시민 100여명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그로시 고 홈” "그로시는 뇌물을 받았는가?" 항의

김환태 | 입력 : 2023/07/09 [00:03]

 4∼7일 일본을 방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시다 총리를 만나 보고서를 전달하는 등 방일 일정을 마친 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밤 방한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1층 출구 앞에서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격렬한 시위에 혼비백산  '군사 작전'하듯 겨우 빠져나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황급히 피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입국이 예정된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며 손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 수백여 명은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 소식을 접하고 이날 오후 9시 40분께부터 공항 입국장에 집결해 'IAEA 일본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의 손피켓을 들고 "돌아가!" "그로시 집에 가(go home)" "해양투기 반대한다" "그로시는 한국을 떠나라" 등의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시민들이 VIP대기실에서 주차장을 잇는 통로를 점거하자 이내 경찰 병력 100여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은 출입구부터 주차장까지 2열로 도열해 출입로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해양투기 반대한다" "그로시는 뇌물을 받았는가?" 등의 손팻말을 든 채로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는 정의당, 진보당, 민주노총 등에서도 참가했다.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이정미 대표가 일본 대사관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오염수 방류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가한 김재하 전국민중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그로시 방한 반대는 시작일 뿐"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서 15일 범국민대회까지 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10시47분쯤 항공편이 김포공항에 도착했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귀빈실 출구를 피해 공항 2층으로 빠져나가려다 이곳에도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다시 귀빈실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정보과 형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전기를 들고 시위대 동향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했다. 도착 시간인 10시 40분부터 1시간 가량 흐른 가운데 시민들이 해산하지 않자 경찰 병력을 철수시켜 마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미 현장을 빠져나간 것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결국 그로시 사무총장은 비행기 도착 후 2시간가량이 지난 8일 오전 0시 50분쯤이 되서야 시위대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는 통로로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보도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광화문 포시즌즈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이 알려지자 시위대도 해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일본 정부로부터 뇌물을 받고 보고서를 수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종보고서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고 있어 IAEA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IAEA는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2년 3개월여간 검토해 지난 4일 일본 정부에 전달한 종합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계획한 대로 오염수를 통제하며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인접국이자 주요 이해 당사국인 한국을 찾아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하지만 한국 입국 부터 강한 반대 목소리에 난항을 겪게 된 것이다.

 

한편 그로시 총장은 입국시 황의 시위대에 혼쭐이 나서인지 일정을 비밀리에 소화하면서 8일 <연합뉴스>와 회견을 통해 인터뷰에서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자신이 말했다는 <로이터>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보고서에 참여한) 어떤 전문가도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보고서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라며 “한 전문가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보도된 걸 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보고서는 규칙과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입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마주친 반대 시위에 대해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다. 한국은 민주국가이고, 당연히 사람들은 시위를 할 수 있다. 내가 여기 온 것도 많은 이들이 가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은 일본 요청으로 작성된 보고서가 편행됐다는 일부 지적에 관해서는 “보고서는 전혀 일본에 편향된 게 아니고, IAEA가 한 일도 일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잡아뗏다.

 

그는 8일 오후에는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또 9일 오전에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만나는 일정을 마친후 10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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