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국힘당이 격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덩달아 국정 지지율이 내려가자 윤석열이 다시 꺼내든 것이 종북 좌파, 즉 색깔론이다. 윤석열은 걸핏하면 총선 전에 북한이 국지전을 일으킬 거라 말하고, 그 경우 몇 배로 갚아줄 거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국지전을 대비하는 게 아니라, 은연중 국지전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동훈이 나섰다. 김경율이 김건희를 마리 앙투에네트에 비교하자 뿔이 난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사퇴 카드를 꺼내자 한동훈은 서천 화재 현장으로 내려가 30분 동안 눈을 맞으며 기다리다 윤석열이 나타나자 그 유명한 ‘90도 폴더절’을 했다. 이로써 윤-한 갈등 1라운드는 싱겁게 끝났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비례공천 문제로 이철규와 한판 붙은 한동훈은 결국 호남출신 조배숙을 비례대표 13번으로 배정해주었다. 비례공천 후순위에 배정되어 사퇴한 주기환은 다음 날 대통령실 민생특보로 갔다. 역사상 검찰 수사관 출신이 민생특보로 간 것은 처음이다. 주기환은 검찰시절 윤석열의 ‘술친구’로 알려졌다.
수평적 당정 관계 연출?
언론들이 윤-한 갈등 제2라운드 어쩌고 하자 윤석열은 이번에는 한동훈을 천안함이 있는 곳으로 불렀다. 갈기갈기 찢어진 천안함 밑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모습이 언론에 도배되었다. 이곳에서 다시 두 사람이 조우함으로써 윤-한 갈등은 없으며, 윤석열이 한동훈의 말을 수용했다는 것을 연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의사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자 이번에는 한동훈이 의사협회 간부들을 만났다. 회의 내용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선이 끝나고 나면 뭔가 달라질 것 같다. 만약 총선이 끝나고 의대정원 수가 달라지면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기만한 죄로 응징될 것이다. 마치 한동훈이 나서 뭔가 해결한 것처럼 연출하고 싶은 모양인데, 국민들이 그렇게 바보로 보이는가?
한 술 더 뜬 한동훈의 종북몰이
총선이 국힘당에 불리한 구도로 흐르자 한동훈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 역사적 죄인이 된다. 종북세력과 범죄자들이 국회에 진입하는 걸 막기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총선에서 지면 누가, 왜 역사적 죄인이 된다는 것인지 애매하다. 종북 세력이 국회에 진입한다는 말도 국민 모독이다. 그렇다면 지난 총선 때 국민들이 종복 세력을 180명이나 당선시켜 주었다는 말인가?
종북이란 북한의 지시에 복종한다는 말인데. 지금의 야당 의원 중 누가 북한의 지시에 복종하고 있을까? 과거 이석기를 소환시켜 현재의 진보당을 종북으로 몰고 싶은 모양인데, 거기 윤희숙 대표는 박근혜 국정 농단 때 촛불 집회 사회를 본 사람이고, 진보당의 유일한 의원인 강성희는 노동자 출신이다. 그들이 언제 북한과 내통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누구 말마따나 ‘종에서 북소리 나는 소리’ 좀 그만 하라.
또한 한동훈은 범죄자들이 국회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진짜 범죄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검찰 소환도 안 된 자들이며, 특활비 영수증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검찰 세력이 아닌가. 주가를 조작하고 고속도로를 휘게 하고 명품을 수수하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사람이 진짜 범죄자다. 한동훈만 해도 검언유착, 고발사주, 자녀 논문 대필, 경력 조작 등 얼마나 비리 혐의가 많은가? 돈봉투를 받은 정우택은?
그 나물에 그 밥
한동훈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어 사고가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줄 알았던 국민들은 한동훈의 이러한 태도에 “그 밥에 그 나물이군.” 하고 한탄했다. 한동훈이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온 후 가장 먼저 한 말이 운동권청산이었다. 그런데 마포을엔 운동권 출신 함운경을 출마시켰다. 자기부정이다.
이렇듯 한동훈의 말은 앞뒤가 안 맞은 논리적 오류투성이다. 사직과 사직구장은 초등생도 웃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한동훈은 자신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부분 패소하였다. 그 잘난 ‘따따부따 깐족깐족’ 버릇은 법원에선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들은 한동훈이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3분 이상 원고 없이 말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까치발’은 자주 선보였다.
민생토론 오히려 역풍만 불어
윤석열이 총선 전에 전국 22개 시도를 돌아다니며 민생토론을 빙자해 각종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지만 효과는커녕 오히려 역풍이 불고 있다. 3월 들어 대부분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가는 여론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딴에는 온갖 공약을 해주면 지지율이 오를 거라고 착각한 모양이지만, 국민들은 작년 한 해 세수 손실만 54조로 쓸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파 한 단에 875원이 적정 가격이라는 윤석열에게 어느 네티즌이 “우파 좌파 타령 그만 하고 대파 가격이나 살펴라.” 하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윤석열의 대파 발언으로 농민들과 주부들이 동시에 분노했다. 누군가는 그 말을 듣고 ‘쩡말 쪽팔려서 못 살겠다:“고 한탄했다.
국지전은 역풍만 불러와
모르긴 모르되 수구들은 총선 히든카드를 국지전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어설픈 국지전은 역풍만 불러온다. 해병대 수사에 개입하고 피의자를 호주대사로 임명한 후 도주하게 해놓고 무슨 서해 용사를 추모한다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 이명박 정부 때 천안함 사건이 있은 후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6일에 필자가 분석하 전국 판세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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