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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미국에서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위상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10/04 [00:21]

개천절에 미국에서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위상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10/04 [00:21]



여긴 아직 10월의 두째 날이지만, 한국은 개천절이 됐지요. 열 여섯 시간의 시간차로 인해 다른 날을 살고 있는 분들에게 닥칠 오늘은 어떤 날이 될까요. 지금껏 어렵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잡아 온 방역 당국의 노력이 다시 헛되게 돌아가는 건 아닐까요. 걱정이 됩니다.

개천절이라는 게 이렇게 큰 울림을 갖고 전해진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요즘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코리아'라고 하면 늘 핵문제 때문에 먼저 등장하던 '노스 코리아'가 아니라, 방역 잘하고 노래도 마음을 빼앗을 만큼 멋지게 부르는 이들이 넘치고 심지어 자동차도 잘 만들고 아카데미상을 휩쓸 정도로 영화도 잘 만들고, 여기에 미국 프로야구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이들도 많은, 심지어는 미국의 이름난 선수도 가고 싶어할 정도의 나라가 대한민국인 겁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사우스 코리아'를 다루는 뉴스나, 혹은 대한민국에 관한 인지도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지금처럼 미국의 메이저 언론들에서 속속들이 빨리 보도된 적도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8.15 광복절 집회로 인한 코로나 확산에 관한 뉴스들이 이곳 신문들의 1면에서, 그리고 로컬 TV에서조차 심층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이제 대한민국이 확실히 세계의 스탠다드가 됐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그런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온 겁니다.

하늘이 열린 날,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곳 뉴스에서 또 8.15 때 같은 뉴스 보도가 다시 나오는 건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당당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문제는 그 성과를 말아먹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고, 개천절 때 거리로 나오려는 그 세력들을 부추기는 그 세력이 대한민국의 야당이라는 게 좀 창피하긴 합니다.

부디, 개천절에 길로 나와 시위한 분들은 당신들이 하시는 일이 어떤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그 어떤 것도 생명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그리고 당신들의 행위가 우리나라의 위상에도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도 생각해보시길 부탁해 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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