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430>
핵잠수함에서 정찰위성까지 모두 세계 일류급으로
한호석 (정치학박사,통일학연구소 소장,뉴욕거주)
<차례> 1. 선제핵타격수단으로 개조된 3,500t급 중형 잠수함 2. 납-비즈머스 원자로 만든 조선, 핵잠수함 건조한다 3. 2016년에 쏘아올린 첫 번째 정찰위성, 올해 쏘아올릴 두 번째 정찰위성 4. 기존 무인전략정찰기와 신형 무인전략정찰기, 어떻게 다른가? 5.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것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것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방과학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첨단무기와 전투기술기재들을 더 많이 연구개발하여 인민군대를 재래식 구조에서 첨단화, 정예화된 군대로 비약발전시키는 것을 현 시기 국방과학부문 앞에 나서는 기본과업으로 규정”하면서 “무장장비의 지능화, 정밀화, 무인화, 고성능화, 경량화 실현을 군수산업의 중핵적인 목표로 정하고 연구개발사업을 여기에 지향시켜야 한다”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그런 의도와 구상에 따라 지금 조선의 국방공업은 건국 이래 최전성기에 들어섰다. 조선의 국방공업이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지난주에 이어 살펴본다.
1. 선제핵타격수단으로 개조된 3,500t급 중형 잠수함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중형 잠수함 무장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시범적으로 개조된 중형 잠수함은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했던 바로 그 잠수함이다. 조선은 어떤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한 것일까? 한국 국방부가 2014년 말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건을 인용한 <신동아> 2020년 1월호 기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2014년 7월 정보당국은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는데, 당시 조선이 건조하고 있었던 잠수함은 로씨야의 G급 잠수함과 유사한 형태의 잠수함이라는 것이다. 로씨야의 G급 잠수함은 소련에서 개발된 골프급(Golf-class) 잠수함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잠수함은 조선이 1993년에 로씨야에서 수입한 골프급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골프급 잠수함의 외형적 특징은 함수 맨 앞쪽 하단부에 있는 크고 둥근 공처럼 생긴 돌출부다. 그런 돌출부를 구상함수(bulbous bow)라고 하는데, 항해할 때 조파저항을 감소시켜준다. 그런데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중형 잠수함이 나타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그 잠수함이 구상함수로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은 골프급 잠수함을 몇 척 보유했을까? 1994년 1월 19일 로씨야 언론매체 <이즈베스티야> 보도기사에 따르면, 당시 로씨야 해군 태평양함대는 조선에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수출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보유한 골프-2급 잠수함은 10척이다. 골프-2급 잠수함은 골프-1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이다. 골프-2급 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은 3,500t이며, 미사일수직발사관 3문이 설치되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과업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다음과 같이 추진하고 있다.
1) 골프-2급 잠수함 10척에 공기불요추진장치(air-independent propulsion)를 각각 설치한 것이다. 원래 재래식 잠수함은 축전지 전력으로 움직이는데, 축전지를 일정한 시간 동안 사용하면 재충전해야 한다.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잠수함은 하루에 한 차례씩 해수면 가까이 떠올라 통기구(snorkel)를 해수면 위로 내밀고 잠수함 안에 있는 디젤발전기를 오랜 시간 돌려 축전지를 재충전한다. 그런데 통기구를 해수면 위로 내밀고 디젤발전기를 돌리면, 디젤이 연소되면서 발생한 방사열과 배기가스가 통기구를 통해 공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적외선탐지기를 탑재한 해상초계기나 대잠헬기는 바로 그 방사열과 배기가스를 포착하여 잠수함의 위치를 알아내고 폭뢰를 투하하거나 항공어뢰를 발사하여 잠수함을 공격한다. 그에 비해,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한 잠수함은 2주간 동안 떠오르지 않고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해상초계기나 대잠헬기가 포착하기 힘들다. 원래 골프-2급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추진장치가 없었는데, 조선은 그 잠수함을 개조하면서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했다.
2) 골프-2급 잠수함 10척에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공기불요추진장치만 설치한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설치하고 작전해야 하지만, 공기불요추진장치와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모두 설치한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없애고 연료전지만으로 작전할 수 있다.
그런데 용량이 얼마나 큰 연료전지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 기술공학적 난제다. 소형 잠수정에는 용량이 적은 연료전지를 설치해도 되지만, 3,500t급 잠수함에는 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를 설치해야 한다. 중형 잠수함에 설치하는 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로씨야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 빠진 사람들은 조선이 공기불요추진장치도 만들지 못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므로, 조선에서 중형 잠수함에 설치되는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개발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2019년 4월 8일 벨라루씨공화국 언론매체 <툿바이>가 놀라운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대만에 수출하려는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대만은 중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므로, <툿바이> 언론보도는 조선이 중형 잠수함에 설치되는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음을 말해준 것이다. <사진 1>
지금 한국 해군은 최신형 3,500t급 잠수함 두 척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3,500t급 잠수함의 국산화률은 76%이고, 조선인민군 해군이 보유한 3,500t급 잠수함의 국산화률은 100%다. 한국 해군은 3,500t급 잠수함에 공기불요장치만 설치했고,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는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20일 이상 수중작전을 계속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조선의 3,500t급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장치와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모두 설치되었기 때문에 수중작전을 45일 동안 계속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잠수함은 출항기지에서 작전수역으로 항해하여 작전한 뒤에 출항기지로 복귀하는데, 수중작전시간이 20일로 제한된 한국 해군 3,500t급 잠수함은 약 7일 동안 항해할 수 있다. 7일 동안 항해하여 작전수역에 도착한 뒤, 거기서 6일 동안 작전임무를 수행하고, 다시 7일 동안 항해하여 출항기지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 해군 3,500t급 잠수함의 잠항속도는 시속 5.6km인데, 그런 속도로 20일 동안 잠항하면 작전반경은 940km를 넘지 못한다. 그에 비해,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한 조선인민군 해군 3,500t급 잠수함의 작전반경은 3,000km다. 양측의 수중작전능력은 너무 큰 격차로 벌어졌다.
3) 원래 골프-2급 잠수함에는 R-11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수직발사관 3문이 설치되었다. 50킬로톤급 핵탄두를 장착한 R-11은 소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발사미사일인데, 사거리는 150km다. 골프-2급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이 3문밖에 설치되지 않은 까닭은, R-11의 탄체가 길고 무겁기 때문이다. 골프-2급 잠수함의 함체지름은 8.2m인데, R-11의 탄체길이는 10.67m다. 그래서 수직발사관 3문을 함체가 아닌 함교 안에 설치했는데, 그렇게 해도 R-11이 들어가지 않아서 함교 아래쪽 함체 밑부분에 돌출한 확장공간을 더 만들었다.
그런데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하면서 그 잠수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 3문을 들어내고 독자적으로 설계한 신형 수직발사관을 설치했다.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중형 잠수함이 나타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보도사진을 보면, 원래 골프-2급 잠수함의 함교 아래쪽 함체 밑부분에 돌출된 확장공간이 없어졌고, 그 대신 함교 바로 뒤 함체등부(dorsal)에 돌출된 확장공간이 새로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직발사관은 함체등부에 돌출된 확장공간에 설치되었다.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조선의 3,500t급 잠수함에 탑재된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이다. 그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 잠수함에 탑재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은 조선의 신형 중장거리순항미사일을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로 개조한 것이므로, 사거리는 3,000km이며,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함으로써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사용하는 선제핵타격능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했다.
2. 납-비즈머스 원자로 만든 조선, 핵잠수함 건조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조선에서 핵잠수함 설계작업이 완료되었음을 밝힌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핵잠수함을 “새로운 핵잠수함”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핵잠수함이라는 말은 기존 핵잠수함과 대비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기존 핵잠수함을 보유했지만, 신형 핵잠수함을 더 건조하는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핵잠수함은 로씨야에서 1994년에 수입한 핵잠수함이다. 2003년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연방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한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미 설계가 끝난 조선의 신형 핵잠수함은 어떤 핵잠수함일까?
1) 핵잠수함을 건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잠수함에 설치할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것이다. 어떤 원자로를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핵잠수함의 작전능력이 달라진다.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하여 운용해온 기존 핵잠수함에 설치된 원자로는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다. 미국을 비롯한 핵강국들은 핵잠수함에 가압경수로를 설치했다.
가압경수로를 설치한 핵잠수함은 7년에 한 번씩 함체를 절반으로 절개하여, 원자로를 열어놓고 고열이 식을 때까지 장기간 기다렸다가 핵연료를 재장전해야 한다. 그것은 너무 많은 비용과 너무 긴 시간이 요구되는 정비작업이다.
그런데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그런 결함을 퇴치한 새로운 종류의 원자로를 만들었다. 그들의 놀라운 연구성과는 2018년 1월 15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평안남도 평성시 은정구역에 있는 국가과학원 방사성물리실험공장에서 2015년부터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소형 원자로가 시험적으로 가동되었다고 한다.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원자로는 냉각수를 사용하는 가압경수로와는 전혀 다른 종류다.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원자로는 납과 비즈머스(Bismuth)를 일정한 비률로 섞은 특수합금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원자로다. 비즈머스는 창연(蒼鉛)이라고 부르는데, 수은 다음으로 열전도성이 낮은 금속물질이다. 납과 비즈머스의 특수합금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납-비즈머스 원자로 또는 납고속랭각로(Lead-Cooled Fast Reactor)라고 부른다.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핵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로씨야만 보유했는데, 조선이 소형화된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2015년에 개발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 원자로(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라고 부르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 원자로는 작동소음이 너무 커서 정숙성을 요구하는 잠수함에 설치할 수 없다. 잠수함에 무리하게 설치해도, 7년 마다 함체를 절반으로 절개하고 원자로의 고열이 식기까지 장기간 기다렸다가 핵연료를 재장전하는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한다. 정비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정비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조선이 개발한 납-비즈머스 원자로는 핵연료를 재장전하는 것이 아니라, 15~20년에 한 번씩 원자로 안의 핵심부품을 들어내고 새 것으로 간단히 교체하면 된다. 정비비용과 정비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핵잠수함은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세계 일류급 핵잠수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핵잠수함 설계를 마치면, 3년 만에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만리마를 타고 혁신의 불길을 일으킨다”는 조선에서는 잠수함건조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미 설계를 끝낸 핵잠수함의 건조작업을 다그쳐 2년 만에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함경남도에 있는 신포조선소는 앞으로 2년 뒤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세계 일류급 핵잠수함을 진수할 것이다. <사진 2>
2) 2020년 4월 유엔안보리 산하 대조선제재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길이가 194m이고 폭이 36m인 대규모 잠수함조립시설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건설되었고, 대규모 잠수함훈련시설과 대규모 지하잠수함수리시설도 건설되었다고 한다. 2016년 7월 22일 영국의 군사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 분석기사에 따르면, 길이가 150m이고 폭이 34m인 잠수함정박시설이 신포조선소에서 건설되고 있었다고 한다. 길이가 194m이고 폭이 36m인 잠수함조립시설에서 조립되고, 길이가 150m이고, 폭이 34m인 잠수함정박시설에 정박하는 잠수함은 수중배수량 10,000t급 핵잠수함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핵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이 10,000t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094형 핵잠수함이 10,000t급인데, 조선도 그와 같은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이다.
3) 2021년 1월 14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탄체에 도색된 ‘북극성-5형 ㅅ’이라는 선명한 글씨가 시선을 끌었다. 2020년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북극성-4형이 등장한 때로부터 불과 3개월 만에 북극성-5형이 등장한 것이다. 북극성-4형과 비교해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북극성-5형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이 각각 더 길어진 것이다.
2020년 10월 15일 미국의 잠수함전문 웹싸이트 <은밀한 바닷가(Covert Shores)>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북극성-4형의 탄체길이는 9.8m이고, 탄체지름은 1.8m다. 그런데 이번 8차 당대회 열병식에 등장한 북극성-5형은 북극성-4형보다 탄체길이가 약 1m 더 길어진 11m이고, 탄체지름도 약 0.2m 더 길어진 2m다.
탄체지름이 2m이고 탄체길이가 13m인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巨浪)-2는 사거리가 8,000~9,000km다. 그에 비해, 탄체지름은 같고 탄체길이만 2m 짧은 북극성-5형은 사거리가 7,000~8,00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4형에 비해 더 커진 북극성-5형의 전투부 공간에는 여러 개의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가 들어간다.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1개마다 열핵탄두(수소탄두)가 1개씩 장착된다. 탄체지름이 2m인 쥐랑-2의 전투부에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8개가 들어가므로, 탄체지름이 그와 같은 북극성-5형의 전투부에도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8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094형 핵잠수함에 쥐랑-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2기가 탑재된 것처럼, 조선이 건조하고 있는 신형 핵추진 잠수함에도 북극성-5형 12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5형 1기마다 열핵탄두가 8개씩 장착되었으므로, 조선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잠수함 1척은 열핵탄두 96발을 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전략폭격기, 핵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미국, 로씨야, 중국만 보유한 3대 핵타격수단이다. 그 중에서도 핵잠수함은 은밀성과 타격력에 있어서 가장 우월한 무기체계다. 조선이 개조하고 있는 3,500t급 중형 잠수함이 선제핵타격수단이라면, 조선이 건조하고 있는 10,000t급 핵잠수함은 보복핵타격수단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수중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고,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북극성-5형보다 더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사거리를 12,000km로 늘인 쥐랑-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인데, 조선도 사거리를 12,000km로 늘인 북극성-6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3. 2016년에 쏘아올린 첫 번째 정찰위성, 올해 쏘아올릴 두 번째 정찰위성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고도화된 핵무력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정찰위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정찰위성개발사업은 상당한 수준으로 진척되어 설계가 이미 완성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군사정찰위성설계를 완성하였다”고 밝혔다. 지금 조선의 위성제작기술자들은 완성된 설계도를 가지고 정찰위성을 만들고 있다.
2016년 2월 7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자국 최초의 정찰위성을 쏘아올려 궤도에 진입시켰다. 그 정찰위성이 광명성-4호다. 조선에서는 광명성-4호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부르지만, 정찰위성과 지구관측위성은 사실상 동일한 위성이며 명칭만 다를 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이미 2016년에 정찰위성을 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2월 22일 로씨야 항공우주군 중앙우주상황감시쎈터는 광명성-4호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도 광명성-4호는 약 500km 고도에서 매일 14~15차례씩 지구를 돌면서 지상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보내고 있다.
1) 정찰위성의 기능을 좌우하는 것은 전자광학촬영기의 성능이다. 미국의 정찰위성은 지상에 있는 1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초정밀 전자광학촬영기를 탑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2021년에 쏘아올릴 정찰위성 아리랑 6호에는 지상에 있는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전자광학촬영기가 탑재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전 세계에서 광학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도이췰란드였는데, 나치 도이췰란드가 패전한 직후 그 나라의 광학기술은 점령국인 소련과 미국으로 각각 넘어갔다. 조선은 소련의 광학기술을 기초로 하여 자기의 광학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런 사실을 보면, 조선이 제작하고 있는 정찰위성에는 조선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전자광학촬영기가 탑재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진 3>
2) 미국의 정찰위성은 약 600km 고도에서 매일 14~15차례씩 지구를 돌면서 지상을 촬영하는데, 좀 더 정밀한 영상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원격조종으로 고도를 300km까지 낮춰 촬영한다. 정찰위성의 고도를 300km로 낮춰야 지상에 있는 1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조선의 첫 정찰위성 광명성-4호는 위성의 고도를 변경하는 원격조종기능을 갖지 못했지만, 지금 조선이 제작하고 있는 신형 정찰위성은 원격조종기능을 가진 최첨단 정찰위성이다. 세계 일류급 위성제작기술을 가진 극소수 선진국들만이 그런 최첨단 정찰위성을 보유했는데, 조선이 그런 최첨단 위성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하면 아마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2015년 5월 2일 김정은 총비서는 새로 건설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최첨단 설비들을 더 보강해주고, 우주와 꼭같은 환경 속에서 위성시험을 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해주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우주환경시험기지는 우주환경과 꼭같은 환경에서 인공위성의 원격조종시험을 하는 특수시설이다.
둘째, 2017년 2월 19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에서 근무하는 우주과학자 리문선은 <로동신문>에 장문의 글을 발표했다. 제목은 “인공지구위성의 무선추적”이다. 그는 자기의 글에서 인공위성의 무선추적체계들 가운데 가장 최신 기술로 개발된 “단일화된 반송파체계”에 대해 해설하면서, 조선에는 “위성추적 및 원격측정, 조종을 원만히 실현할 수 있는 현대적인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있으며 조선의 “위성추적기술은 비상히 발전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이런 서술은 김정은 총비서가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하라고 지시한 때로부터 약 2년 뒤에 인공위성의 원격조종시험에 필요한 우주환경시험기지가 건설되었음을 말해준다.
셋째, 2020년 12월 2일 조선과학기술총련맹 중앙위원회가 주최한 “우주과학기술토론회-2020”이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연구성과들 가운데는 “인공위성의 동작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하는 성과자료”도 있었다. 이것은 조선이 인공위성을 원격조종하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였음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고성능 전자광학촬영기를 탑재한 조선의 정찰위성이 원격조종으로 고도를 300km까지 낮추면,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지금 조선은 세계 일류급 정찰위성을 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시기 광명성-4호를 제작한 조선의 기술수준을 보면, 정찰위성을 제작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사정은 조선이 올해 2021년 하반기에 정찰위성을 쏘아올릴 것을 예고한다.
원래 정찰위성은 지상에 있는 고정목표물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정밀타격하는 데 사용되는 군사장비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1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찰위성이 정밀촬영한 영상이 필요한 것이다.
4. 기존 무인전략정찰기와 신형 무인전략정찰기, 어떻게 다른가?
정찰위성은 지구 위의 어떤 특정지역을 하루에 한 번밖에 촬영하지 못한다. 나머지 시간은 고고도정찰기가 메워준다. 정찰위성과 고고도정찰기를 모두 운용해야 상대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500km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인정찰기가 500km 전방종심까지 정찰한다는 말은 작전반경이 500km라는 뜻이다.
한국군 당국이 2014년에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서를 인용한 <신동아> 2020년 1월호 기사에 따르면, 2014년 당시 조선은 무인타격기 17대를 실전배치했는데, 그 무인타격기의 비행속도는 시속 400km이고, 작전반경은 800km라고 한다. 작전반경이 800km인 무인타격기는 800km를 비행하여 타격대상을 파괴하고 자폭하는 것이므로, 작전반경과 항속거리는 동일하다. 그와 달리, 작전반경이 500km 무인정찰기는 반경 500km의 넓은 지역 상공을 훑어가는 식으로 오랜 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정찰사진을 촬영하고 발진기지로 돌아가야 하므로, 항속거리는 2,000km 정도로 늘어난다.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비행 도중에 연료부족으로 추락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발견되었다. 그 무인정찰기의 비행경로는 강원도 금강군에서 경상북도 성주군까지 직선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것은 그 무인정찰기가 성주에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촬영하기 위해 발진하였음을 말해준다. 그 무인정찰기가 금강군에서 성주군까지 비행한 편도는 266km였는데, 왕복거리를 계산하면 그 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가 500km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무인정찰기는 5시간 30분 동안 490km를 비행하던 중에 연료부족으로 추락했다. <사진 4>
2017년 5월 8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성주에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촬영한 항공정찰사진을 방영했는데, 그 항공정찰사진은 지상에 있는 군사장비가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를 가졌다. 그 항공정찰사진은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무인정찰기와 같은 기종의 무인정찰기가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항속거리가 500km밖에 되지 않고, 해상도도 떨어지는 무인전술정찰기의 항공정찰능력은 제한적이다. 그런 무인전술정찰기가 촬영한 영상자료는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첨단전술유도무기의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에 사용될 수 없다. 첨단전술유도무기를 보유한 조선에게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하는 무인전략정찰기가 필요하다.
2016년 12월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방현-5’라고 부르는 무인정찰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방현-5는 4km의 고도에서 시속 200km의 속도로 10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이미 2016년에 작전반경이 500km이고, 항속거리가 2,000km인 무인정찰기를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개발계획을 밝힌 무인정찰기도 작전반경이 500km이고, 항속거리가 2,000km다. 하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무인정찰기는 조선이 2016년에 개발한 무인정찰기와 전혀 다른 것이다. 조선이 개발하는 신형 무인정찰기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원격조종으로 작동하는 최첨단 무인전략정찰기다.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원격조종으로 무인정찰기에 탑재된 전자광학촬영기의 촬영각도와 촬영범위를 조절하고, 정밀촬영한 영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게 된다. 이 무인전략정찰기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반항공레이더로 포착할 수 없는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다.
원래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지상이나 해상에서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데 필요한 군사장비다. 특히 항공모함, 강습상륙함, 구축함 등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함대가 동해에 진입할 때, 조선인민군이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하여 그 함대를 정밀타격하려면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가 동해 상공을 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동영상이 필요하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개발계획을 밝힌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바로 그런 동영상을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전송하게 된다.
5.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것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것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가방위력을 튼튼히 다지는 데서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한 사업인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할 데 대한 심도 있는 과업”을 제시하였다.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한다는 말은 민간무력의 전투준비를 완성한다는 뜻이다. 조선의 민간무력은 조선로동당의 전민무장화 방침에 따라 조직된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다.
2020년 7월 24일 미국 육군성이 발표한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로농적위군은 572만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62만명이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이 전투준비를 완성한다는 말은 정규군 군사장비에 버금가는 강력한 군사장비로 무장하고, 정기적인 군사훈련으로 단련하며, 전투동원태세를 갖춘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의 기존 무기체계가 신형 무기체계로 전부 교체되는 것과 함께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던 기존 무기들이 로농적위군으로 이전되었다. 그로써 로농적위군의 무장력은 정규무력에 버금갈 만큼 급속히 증강되었다.
로농적위군은 한미연합군이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할 때마다 비상소집령을 받고 야외실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에 참가했다. 한미연합군이 오는 3월에 또 다시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면,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조선인민군과 함께 야외실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할 것이다.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이 함께 싸우는 전민항전이라는 말은 조선에서 조국통일대전을 뜻하는 개념으로 널리 쓰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군사부문의 과업들은 조선의 군사력을 세계 일류급으로 끌어올리는 엄청난 과업들이다. 조선의 군사력을 세계 일류급으로 끌어올리는 목적은 미국에게 협상압박을 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평화적인 방법으로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조선은 완전히 파산된 대미협상에는 관심이 없으며,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의 무력개입을 원천봉쇄하고,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조국통일대전의 승리에 필수적인 과업을 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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